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4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는 이예원. 사진제공 | KLPGA
이예원은 12일 경기 용인시에 있는 수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2024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8억 원) 3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았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를 기록해 윤이나(10언더파)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상금 1억4400만 원을 품에 안았다.
지난 3월 태국에서 열린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이어 또 한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박지영(2승)에 이어 두 번째로 시즌 2승 고지를 밟았다. 이번 우승은 2년 차였던 지난해 3승을 거두며 상금·대상·평균타수 1위를 석권, 새로운 투어 지배자로 우뚝 섰던 이예원이 ‘대세 시즌2’를 향해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딛는 상징적 장면으로 다가왔다.
지난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살롱파스컵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 최종 3위에 올랐던 이예원은 한층 견고해진 모습이었다. 1라운드 6언더파 2타 차 선두에 이어 합계 9언더파 3타 차 단독 1위로 3라운드를 시작한 이예원은 157m 파3 3번 홀에서 티샷을 2m 안쪽에 붙여 산뜻하게 첫 버디를 낚은 뒤 5번(파3) 홀에서는 7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또 한 타를 줄였다. 7번(파4) 홀에서는 11m가 넘는 긴 거리 퍼트를 홀컵에 떨궈 3번째 버디를 챙기는 등 탁월한 샷감과 퍼트감이 돋보였다.
전반 9개 홀을 마쳤을 때 2위 윤이나와는 4타 차였다. 싱겁게 끝날 것 같던 우승 경쟁이 뒤늦게 불붙은 건 14번(파4) 홀에서였다. 11번(파5) 홀에서 이예원과 나란히 버디를 잡은 윤이나는 12번(파4) 홀에서 7m가 넘는 버디 퍼트를 넣어 3타 차로 따라붙은 뒤 14번(파4) 홀에서는 왼쪽으로 휘는 15m 긴거리 버디 퍼트를 극적으로 성공시켜 2타 차로 이예원을 압박했다.
잠시 당황했던 것일까. 15번(파4) 홀에서 윤이나와 함께 파를 적어낸 이예원은 16번(파3) 홀에서 그린을 놓친 뒤 어프로치 샷이 짧아 타수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6.3m 파 퍼트를 성공시켜 결정적 위기에서 벗어나 2타 차 선두를 지켰다. 윤이나는 18번(파4) 홀에서 보기를 적어냈고, 결국 둘의 희비는 3타 차로 갈렸다.
이예원은 “16번 홀 세컨 샷에서 실수가 나왔지만 다행히 파 세이브로 마무리를 잘 했다”면서 “시즌 다승을 생각보다 빨리 하게 돼 기쁘다.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은 처음이라 더 뜻 깊은 하루가 됐다. 시즌 목표가 다승왕이지만 아직 시즌 초반이니 성적보다 매 대회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오구 플레이 늑장 신고로 인한 징계가 조기 감면돼 올 시즌 투어에 돌아온 ‘2022년 장타퀸’ 윤이나는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복귀 후 올 최고 성적이자 시즌 두 번째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언제든 다시 정상에 설 수 있음을 입증했다. 황유민과 한진선이 나란히 합계 7언더파 공동 3위에 자리했고, 안선주와 이동은이 6언더파 공동 5위로 그 뒤를 이었다.
김도헌 스포츠동아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