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강판 3회-ERA 7.09…위력 뚝 떨어진 알칸타라, 이제 한계인가

입력 2024-07-04 13: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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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잠실 롯데전에 선발등판한 알칸타라. 잠실|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두산 베어스 외국인투수 라울 알칸타라(32)는 올 시즌 개막에 앞서 팀의 확실한 에이스로 기대가 컸다. 두산과 처음 인연을 맺은 2020시즌 31경기에서 20승2패, 평균자책점(ERA) 2.54의 압도적 성적을 남겼고, 일본프로야구(NPB・한신 타이거즈)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2023년에도 31경기에서 13승9패, ERA 2.67로 제 몫을 충분히 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4월까지 5경기에서 1승(1패)만을 따냈지만, ERA는 2.30으로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팔꿈치 염증으로 34일간의 재활을 거친 뒤 이전의 위력을 잃었다. 부상 복귀 후 7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1승1패, ERA 7.09(33이닝 26자책점). 삼진(18개)/볼넷(12개) 비율도 1.5로 만족스럽지 못하다. 앞선 2시즌(2020・2023년)의 삼진(344개)/볼넷(65개) 비율(5.29)과 비교하면 차이가 뚜렷하다.

알칸타라가 부상 이후 선발등판한 7경기에서 팀이 5승2패를 거둔 까닭에 부진이 다소 가려진 측면도 있다. 그러나 투구 내용을 살펴보면, 마냥 믿고 기다리기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는 2회뿐이었고, 3경기는 4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조기강판됐다. 3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2이닝 만에 4안타 1홈런 3볼넷 3탈삼진 6실점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시즌 ERA도 4.76으로 부상 전과 비교해 2배 이상 나빠졌다.

두산은 알칸타라가 부상을 털고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줬다. 주치의에게 검진을 받고 오겠다는 그의 미국 출국까지 허락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상황만 보면, 믿고 기다린 결과는 최악에 가깝다. 강점이었던 이닝소화능력까지 떨어진 탓에 불펜의 부담도 커졌다.

직구 구속만 보면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3일에도 직구 최고구속이 153㎞까지 나왔다. 그러나 주무기인 포크볼의 위력이 크게 떨어졌다. 포크볼의 낙폭이 이전만큼 크지 않은 까닭에 직구 위주의 투구를 할 수밖에 없는데, 직구 역시 예전처럼 제구가 되지 않는 데다 공 끝의 움직임도 예리하지 않은 탓에 정타를 허용하는 비율이 늘었다. 포수 양의지도 포크볼이 좋지 않다는 전력분석 파트의 조언을 듣고 슬라이더를 활용하는 등 공격적인 리드를 해봤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현재 두산은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브랜든 와델(등록명 브랜든)의 단기 대체 선수 영입을 준비하고 있다. 알칸타라가 에이스의 면모를 되찾는다면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지금과 같은 모습이 반복되면 마운드 사정은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다. 날씨가 더워질수록 불펜의 부담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알칸타라의 위력이 떨어진 것을 구단 내부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만큼 그에게 남아있는 시간이 그리 길진 않아 보인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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