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 해리 케인. 사진출처 | 유럽축구연맹(UEFA)
잉글랜드 축구팬들은 늘 간절하게 외친다. “풋볼 이즈 커밍 홈(Football is coming home·축구가 집으로 온다)!” 그럴 만도 하다. ‘축구종가’의 메이저대회 마지막 타이틀은 자국에서 개최된 1966년 월드컵이다. 58년째 집을 나간 축구가 너무도 그립다.
그래도 기회가 또 왔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는 2024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4) 정상까지 두 걸음을 남겨놓고 있다. 11일(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 BVB 슈타디온에서 열릴 네덜란드와 4강전을 통과하면 15일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 결승에 오른다면 2회 연속이다.
다만 상황이 긍정적이진 않다. 답답한 경기력이 대회 내내 계속됐다. 해리 케인, 주드 벨링엄, 필 포든, 부카요 사카 등 쟁쟁한 슈퍼스타들을 보유했음에도 시원하지 않다. 덴마크, 세르비아, 슬로베니아와 경쟁한 조별리그를 1승2무로 마친 뒤 16강전에선 슬로바키아를 연장 접전 끝에 2-1로 꺾었다. 8강전에선 스위스와 팽팽히 맞서다 승부차기로 웃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모습이다. 2023카타르아시안컵 당시 ‘클린스만호’와 비슷하다. 당시 한국도 어렵게 조별리그를 통과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은 승부차기, 호주와 8강전은 연장 혈투를 치렀다. 팀 컬러도, 뚜렷한 전술과 전략이 없는데도 어느 정도 결과를 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잉글랜드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6월 26일(한국시간) 쾰른 아레나에서 열린 슬로베니아와 유로2024 조별리그 C조 최종전을 마친 뒤 믹스트존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쾰른(독일)|남장현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과 한국의 동행은 진작에 마무리됐지만, 사우스게이트 감독과 잉글랜드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네덜란드의 기세가 대단하나, 결과는 모른다. 토너먼트에선 살아남은 자가 강자다.
슬로베니아와 조별리그 최종전(3차전)을 0-0으로 마쳤다는 이유로 가족과 부모를 저주하는 끔찍한 수위의 비난을 받고, 맥주가 가득 담긴 플라스틱컵과 물병이 날아들었어도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굴하지 않았다. “본래 감독은 조롱받고 욕 먹는 직업이다. 그런데 내겐 그런 것조차 원동력이다. 더욱 강해져야 한다. 우리는 4강에 만족하지 않는다.”
꼭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특급 골잡이의 부활이다. 케인은 이번 대회 5경기에서 2골을 기록 중인데 퍼포먼스가 좋지 않다. 해결사가 기복 없이 제 몫을 해야 팀도 살아나는 법이다. 2016년부터 ‘삼사자군단’을 이끌며 2018러시아월드컵 4강, 유로2020 준우승을 달성한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첫 메이저 트로피를 ‘무관의 제왕’ 케인과 함께 들어올리기를 희망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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