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상혁은 13일 데뷔 첫 안타로 김경문 감독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대주자로 주로 나서는 그에게 조만간 선발출전의 기회가 찾아올 전망이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 외야수 이상혁(23)은 13일 대전 LG 트윈스전에서 프로 데뷔 첫 안타를 신고했다. 2-7로 뒤진 9회말 대타로 나선 그는 내야땅볼을 쳤다. 빗맞은 타구는 투수 오른쪽으로 애매하게 흘렀다. 전력질주한 그는 1루에서 살았다. 이어 득점까지 신고했지만 한화는 3-7로 패했다.
그래도 김경문 한화 감독(66)은 이상혁의 자세를 높이 평가했다. 김 감독은 14일 LG전에 앞서 “얌전한 성격이지만 그라운드에 나서면 가슴에 있는 뭔가를 끄집어낼 줄 알아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이상혁이 대타로 나와 보여준 모습은 한화가 앞으로 갖춰나가야 할 대목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혁에게는 앞으로 선발출전의 기회도 줄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혁은 김 감독의 부임 직후인 6월 초 1군에서 2군으로 내려갔었다. 2군 무대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인 그는 김 감독이 부임하기 전인 5월 21일 1군으로 콜업됐다. 주력이 뛰어나 주로 대주자로 출전하다가 사령탑 교체 직후 2군행을 통보 받았다.
하지만 1군으로 다시 올라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6월 퓨처스(2군)리그에서 타율 0.375(16타수 6안타), 6타점, 6득점, 2도루으로 호조를 보였고, 이달 초 다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역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시 1군 멤버가 된 뒤 타석에 들어선 것은 13일 경기가 처음이었다.
그러난 패색이 짙은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김 감독이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원래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려던 게 아니었다”는 그의 말처럼 ‘반드시 출루해야 한다’는 생각에 몸이 먼저 반응했다. 김 감독은 이런 이상혁의 정신적 측면을 높이 샀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선 승부욕을 드러내야 하고, ‘지지 않겠다’, ‘역전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무장해야 한화가 더 강한 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이상혁은 “간절하게 야구하고 있다. 퓨처스에서 타격 페이스가 괜찮았지만 주루플레이, 수비에 더 집중해야 하는 게 내 역할이다. 출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