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들 잘 됐으면” 두산 조수행 vs 롯데 황성빈, 훔칠수록 희망 커지는 왕좌의 게임

입력 2024-07-22 14:04:35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올 시즌 도루 부문 1·2위를 달리는 두산 조수행(왼쪽)과 롯데 황성빈. 두산 베어스·스포츠동아DB

올 시즌 도루 부문 1·2위를 달리는 두산 조수행(왼쪽)과 롯데 황성빈. 두산 베어스·스포츠동아DB


메이저리그(MLB)와 일본프로야구(NPB)에선 대졸 선수에 대한 선호도가 KBO리그보다 높은 편이다. 지난해 NPB 드래프트에서도 12개 중 7개 구단이 대졸 선수를 1라운드에 지명했다. 고졸 선수의 성장을 기다리기보다 대졸 선수를 즉시전력으로 기용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반면 KBO리그에선 2019년 드래프트부터 대졸 선수 지명이 의무화(1명 이상)됐는데도 여전히 고졸 선수가 우세하다. 1라운드에 지명된 대졸 선수는 1차지명 제도가 사라진 지난해 드래프트부터 2년 연속 없다.

●“대졸 선수들이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대졸 선수의 약세가 이어지곤 있지만, 2025년 드래프트에 참가할 선수들은 이들을 보며 희망을 얻을지도 모른다. 올 시즌 도루 부문에서 1·2위를 달리는 조수행(31·두산 베어스·45개)과 황성빈(27·롯데 자이언츠·37개)이다. 건국대를 졸업한 조수행은 2016년 2차 1라운드, 경남대를 졸업한 황성빈은 2020년 2차 5라운드로 입단한 대졸 선수들이다. 이들은 올해 도루로 두각을 나타낼 뿐 아니라 각 팀의 1·9번타자로 타선의 윤활제 역할도 맡고 있다.

대개 입단하자마자 병역의무를 이행해도 20대 중후반이 되는 대졸 선수에게는 미래가 불확실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들 2명은 그 길도 밝혔다. 조수행은 2019~2020년 국군체육부대(상무), 황성빈은 2020~2021년 현역 복무로 병역의무를 마친 뒤 주전으로 거듭났다. 황성빈은 “대졸 선수는 ‘내가 4년을 투자해도 프로에 갈 순 있을까’라며 스스로 의심하는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며 “4년은 짧지 않다. 고졸 선수로 입단해 군대에 다녀와도 2년이 남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졸들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지금 숫자는 결과 아닌 과정”

조수행과 황성빈이 누상을 더 많이 휩쓸수록 희망도 커진다. 둘 중 누가 도루 부문 1위를 차지해도 생애 첫 타이틀 홀더가 된다. 조수행은 올 시즌 88.2%(실패 6회)의 도루성공률로 이미 커리어하이를 써나가고 있다. 황성빈도 88.1%(실패 5회)의 성공률로 맞불을 놓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조수행은 67도루, 황성빈은 59도루도 가능한 흐름이다.

조수행은 “데뷔 후 가장 많이 도루했으니 커리어하이는 맞지만, 지금의 숫자는 결과가 아닌 과정”이라며 “더 많은 출루와 도루로 승리에 보탬이 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몸을 낮췄다. 황성빈도 “(조)수행이 형도 도루와 주루 파트에서 인정받는 선수이지 않은가. 최종 도루 개수나 타이틀 여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대졸 선수끼리 경장하는 것 가체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