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화끈한 공격유도’ 신성 이준환의 등장과 중량급의 밝은 미래

입력 2024-07-31 13:4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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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환이 31일(한국시간) 샹드마르스아레나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유도 남자 81㎏급에서 따낸 동메달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파리|뉴시스

이준환이 31일(한국시간) 샹드마르스아레나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유도 남자 81㎏급에서 따낸 동메달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파리|뉴시스


원하는 결과에 닿진 못했지만, 특유의 화끈한 공격유도를 세계에 알리기에는 충분했다. 2024파리올림픽에 출전한 남자유도국가대표 이준환(22·용인대)은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준환은 31일(한국시간) 샹드마르스아레나에서 끝난 대회 유도 남자 81㎏급 경기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32강전부터 동메달 결정전까지 총 5경기를 치르는 동안 승리한 4경기는 2차례 한판, 2차례 절반으로 장식했다. 상대 선수의 지도를 유도하는 지루한 스타일이 아니라 끊임없이 기술을 시도하며 몰아치는 공격성이 돋보였다.

기술도 다양했다. 32강전과 16강전에선 허벅다리걸기, 8강전에선 어깨메치기로 상대 선수를 매트에 눕혔다. 티토 그리갈라쉬빌리(조지아)와 준결승에선 체력의 우위를 점하고도 잡기 싸움에서 밀려 아쉬움을 남겼지만, 아픔을 털어내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엄청난 골격근량을 자랑하는 세계랭킹 1위 마티아스 카스(벨기에)와 동메달 결정전은 이준환의 성장세를 확실하게 입증한 한판이었다. 골든스코어(연장전)에서 카스의 빗당겨치기에 안뒤축후리기로 응수해 절반을 따내며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준환(위)이 31일(한국시간) 샹드마르스아레나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유도 남자 81㎏급 동메달 결정전 도중 마티아스 카스를 상대로 안뒤축후리기 절반을 따내고 있다. 파리|뉴시스

이준환(위)이 31일(한국시간) 샹드마르스아레나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유도 남자 81㎏급 동메달 결정전 도중 마티아스 카스를 상대로 안뒤축후리기 절반을 따내고 있다. 파리|뉴시스


이준환은 2022년 5월 국제유도연맹(IJF) 울란바토르 그랜드슬램대회를 통해 ‘신성’으로 떠올랐다. 당시 남자 81㎏급 결승전에서 2020도쿄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샤밀 보르하슈빌리(오스트리아)를 업어치기 절반으로 눌렀고, 이에 앞서 8강전에선 도쿄올림픽과 파리올림픽 이 체급 금메달리스트인 나가세 다카노리(일본)마저 제압하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도하, 올해 5월 아부다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동메달을 따내며 세계적 강자로 성장했음을 입증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중압감의 차원이 다른 올림픽에서도 입상하며 ‘월드클래스’로 공인받았다.

이준환의 고속성장이 반가운 이유는 또 있다. 남자 81㎏급은 2012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재범 이후 국제무대에서 한국유도가 경쟁력을 드러내지 못했던 체급이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승수)과 도쿄올림픽(이성호)에서도 모두 16강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이준환은 주요 국제대회에서 꾸준히 입상한 데 이어 올림픽 시상대에도 섰다.

노력 없는 성장은 없다. 특히 남자 81㎏급은 절대강자가 없는 체급이다. 랭킹과 관계없이 경기 당일의 컨디션과 분석능력이 승패를 좌우한다. 올림픽 2연패(도쿄·파리)에 성공한 나가세를 이준환이 그랜드슬램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연거푸 이긴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반면 엄청난 힘을 자랑하는 카스와 그리갈라쉬빌리는 모두 이번 대회에서 나가세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준환이 목표로 설정한 절대강자, 유도지존이 되기 위해선 그만큼 큰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는 “4년 뒤 LA올림픽에선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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