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파리] 병역특례자들의 환호와 ‘브로커’를 자처한 동료들의 웃음

입력 2024-08-07 11: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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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훈(오른쪽)-신유빈은 지난달 30일(한국시간) 사우스파리아레나에서 벌어진 2024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웡춘팅-두호이켐을 게임스코어 4-0으로 돌려세우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애초 20일 국군체육부대 입영 예정이었던 임종훈은 이번 메달 획득으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는다. 파리|AP뉴시스

임종훈(오른쪽)-신유빈은 지난달 30일(한국시간) 사우스파리아레나에서 벌어진 2024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웡춘팅-두호이켐을 게임스코어 4-0으로 돌려세우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애초 20일 국군체육부대 입영 예정이었던 임종훈은 이번 메달 획득으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는다. 파리|AP뉴시스


2024파리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이 기대 이상의 메달 수확으로 웃고 있다. 21개 종목 144명의 선수단은 6일(한국시간)까지 금 11, 은 8, 동메달 7개를 수확했다. 당당히 종합순위 6위다. 애초 목표가 ‘금메달 5개 이상, 종합순위 15위 이내’였음을 고려하면 눈부신 성과다.

이중 병역특례 혜택을 얻은 선수들의 웃음이 눈에 띈다. 탁구 임종훈(27·한국거래소), 사격 박하준(24·KT), 배드민턴 김원호(25·삼성생명) 등 8명은 파리올림픽 메달 획득으로 1년 6개월의 병역의무 부담을 덜었다. 이들 모두 시상대에 올라 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 유독 밝은 모습을 보이며 “감사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특히 지난달 30일 탁구 혼합복식 동메달을 목에 건 임종훈의 사연이 눈에 띈다. 만약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다면 19일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영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날 사우스파리아레나에서 벌어진 혼합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파트너 신유빈(20·대한항공)과 함께 웡춘팅-두호이켐(홍콩)을 게임스코어 4-0으로 완파하고 당당히 병역특례 혜택을 거머쥐었다. 경기 후 그는 “병역특례 혜택을 의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신)유빈이에게 고맙다”며 활짝 웃었다.

박하준도 병역특례 혜택을 받으며 걱정을 덜었다. 금지현(24·경기도청)과 함께 나선 지난달 27일 사격 혼성 10m 공기소총 결선에서 성리하오-황위팅(중국)에게 세트스코어 12-16으로 졌지만, 은메달과 함께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을 신고했다.

그동안 국내대회를 치를 때마다 상대방의 “하준아, 군대 가자”라는 야유가 몹시도 스트레스였던 터라 은메달을 목에 걸고는 유독 환하게 웃었다. 박하준은 “내년 초 상무 입대를 생각했는데, 이렇게 병역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들의 파트너들 역시 동료의 병역특례 혜택을 반겼다. 중요한 승부처마다 파트너의 ‘병역 브로커’가 된 듯 평소 이상의 기량을 발휘했다. 여자선수의 수비력과 강한 오른손 서브가 요구되는 혼합복식에서 신유빈의 경기력은 신들린 듯했고, 금지현 역시 고비마다 10점대 후반을 쏘며 박하준을 구해냈다. 이들은 메달을 확정하는 순간 파트너를 향해 ‘엄마 웃음’을 짓기도 했다.

특히 임종훈과 함께 지난 3년간 호흡을 맞추며 혼합복식 세계랭킹 3위까지 오른 신유빈은 병역특례 혜택이 자기 일인 것처럼 기뻐했다. 동메달 결정전 승리 직후 감격에 차 털썩 주저앉은 임종훈을 일으키고 다독였다. 신유빈은 “(임)종훈 오빠가 그동안 몸과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내게 늘 힘이 돼줘 고맙다. 오빠가 힘든 내색을 하지 않은 덕분에 나도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며 “함께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어 너무 좋다”고 축하했다.


파리|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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