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김판곤 감독이 1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대구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26라운드 홈경기 도중 선수들에게 움직임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HD 김판곤 신임 감독(55)은 혼란스러운 팀 상황을 해결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지난달 말레시이아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곧장 울산의 부름을 받은 그는 홍명보 감독(55)이 국가대표팀으로 옮긴 뒤 터져나온 울산 팬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고, 흔들리는 선수단 분위기까지 다잡아야 했다. 리그에서 2연패를 당해 4위까지 처졌던 순위 역시 ‘리그 3연패’를 바라는 울산 입장에선 용납할 수 없는 위치였다.
막중한 임무를 맡았음에도 김 감독은 첫 K리그 사령탑 도전을 앞두고 다부진 결의를 드러냈다. 5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그는 “울산은 리그 우승을 바라보는 팀이기 때문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내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많이 의심했다. 하지만 나는 성과로 증명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첫 경기에서 급한 불은 껐다. 김 감독의 부임 첫 경기로 1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벌어진 대구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26라운드 홈경기에서 울산은 1-0으로 이겼다. 강등권 경쟁에 한창인 대구가 필사적으로 반격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물론 승리는 쉽게 오지 않았다. 대구는 경기 내내 울산의 골문을 위협했다. 특히 세징야(브라질)를 필두로 한 빠른 역습이 날카로웠다. 하지만 울산에 행운이 따랐다. 전반 30분 울산 고승범의 낮고 빠른 크로스를 대구 고명석이 걷어내려 했지만, 골문으로 들어가며 자책골로 연결됐다. 울산은 골키퍼 조현우의 연이은 선방쇼로 승기를 굳혔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김 감독의 데뷔전 승리는 의미가 크다. 감독으로서 K리그 첫 승을 따냈을 뿐 아니라 침체된 팀 분위기를 단숨에 반전시켰기 때문이다. 경기 후 울산 관중석 앞에서 마이크를 잡은 김 감독은 “조금 어렵게 이겼지만, 다음에는 더 좋은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며 “모든 경기를 축제로 만들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첫 단추를 잘 끼운 김 감독은 온갖 잡음으로 잠시 희미해진 울산의 ‘승리 DNA’를 되살리고자 한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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