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환 감독의 확실한 철학과 실천하는 리더십…강원의 선두질주는 우연이 아니다!

입력 2024-08-13 16:2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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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윤정환 감독이 9일 김천 상무와 원정경기에서 2-1로 이긴 뒤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강원 윤정환 감독이 9일 김천 상무와 원정경기에서 2-1로 이긴 뒤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강원FC는 ‘하나은행 K리그1 2024’에서 가장 놀라운 행보를 보이는 팀이다. 지난 시즌 10위로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거쳐 간신히 잔류했지만, 올 시즌에는 완전히 다른 팀으로 진화했다. 14승5무7패, 승점 47로 당당히 선두다. 정규 라운드 7경기와 파이널 라운드 5경기를 남겨둔 만큼 우승을 논하기는 이르지만, 결코 허황된 목표가 아니다.

윤정환 강원 감독(51)은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진행한 동계전지훈련부터 체질 개선에 힘썼다. 윤 감독의 축구는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고, 5월에는 리그 7경기 무패가도(6승1무)를 달리며 단숨에 상위권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38경기에서 30골에 그치며 리그 최소득점의 불명예를 안았지만, 올해는 26라운드까지 벌써 48골로 최다득점이다.

성적이 좋으니 관중도 자연스레 늘었다. 올 시즌 홈 13경기에서 10만2239명이다. 지난 시즌 홈 19경기의 12만2772명을 경신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또 올 시즌 강원 전력의 핵이자 K리그 최고의 신인 양민혁(18)이 토트넘(잉글랜드) 이적도 확정하며 축구계의 큰 관심을 사고 있다.

상승세의 중심에 윤 감독의 지도력이 있다. 윤 감독은 ‘주도하는 축구’라는 명확한 철학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를 꾸준히 선수들에게 각인시킨다. “주도하고 공격적인 축구가 목표다. 이를 위해 공을 많이 소유해야 한다”고 말한 그는 “하지만 단순히 공을 많이 돌리는 게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 우리가 추구하는 축구를 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사실을 선수들에게 인지시킨다”고 설명했다.

경기 당일에는 정신적 부분을 강조한다. “경기 직전 선수들에게 ‘무리하지 말고, 우리가 준비한 것들만 잘 보여주자’라고 말한다”며 “물론 전술 지시도 중요하지만, 경기를 뛰는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윤 감독은 단순히 지시만 하는 지도자가 아니다. 선수 시절부터 지금까지 녹슬지 않은 날카로운 킥과 영리한 움직임을 선수들에게 직접 가르쳐주기도 한다. “선수들에게 다양한 아이디어를 주고자 한다. 이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게 직접 시범을 보인다”고 밝혔다. 팀의 핵심 수비수 황문기도 “감독님의 시범이 선수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고 효과를 증언한다.

목표는 크게 잡지 않는다. 윤 감독은 목표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답한다. 하지만 현재 흐름만 이어간다면 더 큰 꿈을 바라볼 수 있다. 윤 감독의 확실한 철학과 실천의 리더십이 강원의 성공시대를 이끌고 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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