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복귀만 생각했다” 권창훈은 극장골로 클래스 증명했지만 …꼴찌 전북의 생존 다툼은 계속

입력 2024-08-18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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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권창훈(뒤). 사진 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권창훈(뒤). 사진 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간절함이 하늘에 닿았다. 익숙한 우승 다툼이 아닌 처절한 강등 사투에 휘말린 전북 현대가 모처럼 웃었다. 1-1로 맞선 후반 54분, 긴 부상을 털고 돌아온 권창훈이 절묘하게 감아찬 왼발 슛이 골문을 뚫었다.

전북은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7라운드 홈경기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2-1로 꺾었다. 2연패에서 벗어나며 6승8무13패, 승점 26으로 반등의 불씨를 되살렸다.

김두현 전북 감독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부임 이후 앞선 13경기에서 2승(3무8패·코리아컵 패배 포함)에 그쳐 리더십에 물음표가 붙은 상태에서 값진 승리였다. 김 감독은 “반전의 모멘텀이 됐다. 내용과 결과가 다 좋았다. 이제는 연승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포항도 다급했다. 강원FC, 김천 상무, 울산 HD와 선두권을 형성한 포항은 이날 전주 원정에 앞서 2연패를 기록 중이었다. 전북이 전반 43분 안드리고의 선제골로 앞섰으나, 반격에 나선 포항이 후반 26분 완델손의 프리킥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반전이 필요한 순간, 전북은 아껴둔 카드를 꺼냈다. 지난겨울 자유계약(FA)으로 영입한 공격수 권창훈을 후반 30분 안드리고 대신 투입했다. 발목, 아킬레스건, 발바닥 등 온갖 부상에 신음해온 그는 8개월의 재활 끝에 최근 팀 훈련에 합류했고, 1차례 연습경기를 거쳐 이날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선택이 주효했다. 김천 시절인 지난해 4월 22일 이후 1년 4개월여 만에 그라운드를 밟은 권창훈은 ‘극장골’로 수렁에 빠진 전북을 구했다. 포항은 베테랑 수비수 신광훈이 퇴장당한 것이 3연패로 이어졌다.

‘원샷 원킬’의 전북 데뷔골로 존재감을 증명한 권창훈은 “오랜만의 골이다. 재활은 쉽지 않았지만, 모두가 믿고 지지해줘 포기하지 않았다. 그 결과가 득점, 승리로 이어졌다”며 활짝 웃었다.

물론 전북은 아직 미래를 낙관할 수 없다. 나란히 6승9무12패, 승점 27로 10, 11위에 올라있는 대전하나시티즌, 대구FC에 밀려 여전히 최하위(12위)다.

불운도 계속됐다. 여름이적시장 동안 데려온 센터백 연제운이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다. 9일 광주FC전(0-1 패)에 출전한 그는 훈련 중 오른쪽 쇄골이 부러졌다. 회복까지 3개월이 필요하다. 사실상 ‘시즌 아웃’이다. 뒷문 불안에 시달려온 전북의 계획도 꼬여버렸다.


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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