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문동주.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강력한 직구의 구위를 되찾아 마운드 위에서 타자들을 윽박지르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포크볼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삼진까지 증가했다. 삼진/볼넷 비율, 9이닝당 탈삼진 등 대부분의 지표가 전반기보다 월등하다. 삼진/볼넷 비율은 전반기 1.597에서 후반기 5.567로 크게 올렸다. 전반기 6.24개였던 9이닝당 탈삼진은 후반기 10.00개다.
문동주는 그 비결을 강력한 직구에서 찾았다. 그는 “원하는 곳으로 제구가 잘 되고, 직구 구위가 좋아졌다”며 “포크볼은 내년 정도 생각했는데, 최근 간혹 던지고 있다. 삼진이 늘어난 것은 포크볼 활용보다 직구 구위가 살아난 부분이 더 크다. 역시 직구 구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3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서 직구 최고 구속 160.1㎞, 평균 구속 154㎞를 찍었다.
올 시즌 출발은 좋지 않았지만, 긍정적 마음가짐으로 재도약에 성공했다. 3일 경기에 앞서서는 올 시즌 두산을 상대로 3전패를 당하고 있었다. 이에 문동주는 생각을 바꿨다. ‘앞으로 7번의 선발등판을 잘 마치면 실패 확률은 30%에 불과하다’는 마음가짐으로 두산을 상대했고, 악연을 끊어냈다. 또 욕심을 부리기보다 이전 경기보다 한 타자라도 더 적게 상대하자는 생각으로 투구를 이어간 덕분에 6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까지 됐다.
최근 마운드에서 위력을 되찾고 있지만, 올 시즌 자신을 괴롭힌 부상에 대한 부담은 사라지지 않았다. 견갑골 부위 불편으로 5월 검진을 받았다. 부분 손상이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재활과 재정비를 거쳐 마운드로 돌아왔고, 다행히 최근 페이스도 좋다. 하지만 여전히 100%는 아니다. 아무래도 부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등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신경은 쓰인다”고 밝혔다. 이어 “나 스스로는 많이 못 느끼는데 우리 팀 야수들, 상대 타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구위가 좋아졌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문동주의 올 시즌 성적은 7승7패, ERA 5.17이다. 프로 2년차였던 지난해에는 8승8패, ERA 3.72였다. 승수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투구 내용에선 격차가 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확실히 부활하며 이름값을 하고 있다. 문동주가 남은 선발등판에서도 강력한 구위로 팀 승리에 일조하며 한화의 가을 스토리를 해피엔딩으로 이끌 수 있을지 궁금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