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길게 하고 싶어요” 롯데 구승민의 남다른 동기부여 ‘육아’

입력 2024-09-05 13:3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롯데 구승민. 스포츠동아DB

롯데 구승민. 스포츠동아DB

“시즌 끝나면 도와달라 하네요.”

롯데 자이언츠 베테랑 우완 구승민(34)은 지난 7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기쁜 소식을 주변에 전했다. 득녀로 건강한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면서 남다른 동기부여까지 생겼다.

가장의 책임감은 좋은 성적으로도 이어졌다. 구승민은 8월 12경기에서 1승 3홀드를 수확하며 평균자책점 0.73을 기록했다. 지난 4일 사직 KT 위즈전에서도 1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또다시 홀드를 추가했다.

소위 ‘분유 버프’를 제대로 받은 모습이다. 구승민 본인 역시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4일 경기를 마친 뒤 “내가 챙겨야 하는 가족이 한명 더 늘었다. 책임감이란 것도 분명 생겼다. 좋은 결과까지 나오니 그런 걸 분유 버프라고 하는 거 같다. 힘들어도 집에 들어가서 딸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 게 내게도 계속 좋은 이미지를 준다”고 말했다.

시즌 초보다 확연히 좋아진 성적의 비결로는 ABS 적응을 꼽았다. 구승민은 “몸 상태나 던지는 것과 관련해서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 ABS 존에 적응을 한 게 개인적으로 크다. 어느 정도 마음을 내려놓고 후회 없이 공을 던지는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마음을 내려놓은 부분이란 “스트라이크라 생각한 공이 볼로 판정을 받으면, 그건 이후에도 계속 스트라이크로 잡히지 않는 공 아닌가. 그런 상황에서 공을 한 개 더 가까이 스트라이크존에 넣는 게 쉽지 않다. 그런 생각에 계속 많이 사로잡혀 있었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4일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5강을 향한 희망을 더욱더 크게 키울 수 있게 됐다. 필승조 일원인 구승민으로선 할 일이 더 많아진 셈이다.

구승민은 “경기 중요도를 떠나서 중간 투수라면 모든 경기에 나간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5강 중요도를 생각하면 내가 그 상황에 부담을 느껴 투구가 흔들릴 수 있다. 이전과 최대한 똑같이 준비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맹활약을 이어가는 데 있어 홀로 육아를 전담하고 있는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아내가 육아를 지금 거의 99%를 맡아 하고 있다. 도와주려고 하는데, 시즌 중이라 일부러 시키지 않더라. 그게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즌이 끝나면 도와 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올 시즌을 조금 길게 했으면 한다(웃음)”며 가을야구를 향한 남다른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사직|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