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어 투 와이어’ 양용은, 랑거 따돌리고 시니어 무대 첫 승

입력 2024-09-09 12: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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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접전 끝에 어센션 채리티 클래식 우승을 차지한 양용은이 양팔을 번쩍 치켜들고 환호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미 미주리주)   |  AP뉴시스

연장 접전 끝에 어센션 채리티 클래식 우승을 차지한 양용은이 양팔을 번쩍 치켜들고 환호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미 미주리주) | AP뉴시스


2009년 PGA 챔피언십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따돌리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동양인 최초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던 양용은(52)이 이번에는 ‘시니어 투어의 전설’ 베른하르트 랑거(독일)를 제치고 PGA 투어 챔피언스에서 첫 승 기쁨을 누렸다.

앙용은은 9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노우드 힐스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시니어 무대 PGA 투어 챔피언스 어센션 채리티 클래식(총상금 210만 달러‧28억 원) 3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1개로 5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00타로 랑거와 동타를 기록한 뒤 1차 연장에서 승리를 거두고 우승상금 31만5000달러(4억2000만 원)를 품에 안았다.

2022년부터 만 50세 이상 선수만 출전할 수 있는 시니어 무대에 나선 양용은은 이번 대회 전까지 준우승 2번과 3위 3번을 차지했지만 우승 트로피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72번째 대회에서 사흘 내내 리더보드 최상단을 지키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첫 패권을 차지했다. 2009년 당대 최고 선수였던 우즈를 물리쳤듯, 시니어 무대 최고령‧최다승 기록을 지닌 ‘전설’ 랑거를 따돌린 값진 우승이었다. 신인이던 2022년 이 대회에서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에 1타가 뒤져 준우승에 그쳤던 아쉬움도 말끔히 털어냈다. PGA 투어 통산 2승을 갖고 있는 양용은은 이번 우승으로 최경주에 이어 PGA 투어 챔피언스에서 정상에 선 두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1라운드 단독 선두에 이어 2라운드를 스튜어트 싱크(미국)와 공동 선두로 마친 양용은은 최종 라운드에서 16번 홀까지 랑거와 나란히 싱크에 1타 뒤졌다. 싱크가 17번(파4) 홀에서 보기를 적어낸 틈을 타 같은 홀에서 버디를 잡아 1타 차 선두로 올라섰지만 랑거가 18번(파4) 홀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양용은과 랑거, 둘만의 플레이오프가 성사됐다. 1차 연장에서 랑거의 3m 버디 퍼트가 홀을 빗나간 것을 확인한 뒤 2m 남짓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양용은은 “PGA 투어 챔피언스 우승은 오랜 목표였는데, 3년 만에 이뤄 기쁘다. 오늘은 매우 특별한 날”이라며 “냉정하게 나 자신을 믿고 경기에 몰입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초반부터 성적도 좋았다. 계속 쉬는 주 없이 경기를 해 피곤하기도 하지만, 올해는 전체적으로 경기가 잘 풀리고 있다. 아직 남은 경기들이 있기 때문에 좋은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67세 1개월의 랑거는 지난해 US 시니어오픈에서 세운 최고령 우승(65세10개월5일)과 최다승(46승) 기록을 한꺼번에 경신할 기회를 놓쳤다. 싱크가 합계 12언더파 3위를 차지했고 위창수와 최경주는 각각 1오버파 공동 51위, 3오버파 공동 60위에 그쳤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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