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고승민.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24)이 프로 데뷔 6년 만에 재능을 꽃피우고 있다.
고승민은 데뷔 후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치르고 있다. 그저 경기에 나서는 게 전부가 아니다. 규정타석 세 자릿수 안타와 두 자릿수 홈런을 비롯해 모든 게 처음이지만, 팀 타선을 이끄는 핵심 주전으로 손색이 없다. 17일 사직 LG 트윈스전에선 히트 포 더 사이클(사이클링 히트·단타-3루타-단타-홈런-2루타)까지 달성했다. 정구선(1987년), 김응국(1996년), 오윤석(2020년)에 이어 또 한번 구단 역사를 장식해 의미 또한 컸다.
애초 롯데가 고승민에게 거는 기대는 컸다. 2019년 신인드래프트 당시 2차 1라운드 지명권을 쓴 기대주였다. 북일고 3학년 시절 많은 스카우트로부터 공·수·주를 겸비한 2루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롯데는 그를 신인 야수 중 유일하게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하기도 했다. 그러나 크고 작은 부상에 발목을 잡히곤 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고졸 신인이지만, 운동능력이 남다른 선수여서 데뷔 초부터 많은 기대를 받은 게 사실”이라고 당시를 기억했다.
그래도 경험이 쌓였다. 2020년 구단의 판단에 따라 현역으로 입대해 일찌감치 병역 의무를 마쳤으니, 그에게는 야구만 남았다. 이후 평균 140㎞대 중반에 이르는 빠른 타구속도를 앞세워 2022년 후반기 타율 1위(0.414)에 오르는 등 잠재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래리 서튼 전 감독 시절 좌투수 상대 시 플래툰 기용은 또 다른 난관이었지만, 올 시즌 김태형 감독과 김광수 벤치코치로부터 신임을 받으면서 한 단계 도약했다. 실제로 올 시즌 좌투수 상대 타율은 0.276으로 준수하다.
수비에서 방황 또한 끝났다. 구단은 그의 입단 첫해부터 외야수 전향을 추진했다. 전역 후 안치홍(현 한화 이글스)이 2루를 차지하고 있어서였다. 하지만 지금 고승민은 2루 수비에만 전념하고 있다. 그 결과 700이닝 넘게 수비한 2루수가 됐다. 어느덧 김 감독은 “2루 수비는 리그 최정상급”이라며 고승민을 치켜세우기에 이르렀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