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외국인타자 르윈 디아즈가 19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팀 통산 5300호 홈런 기념구를 들고 웃고 있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가 팀 통산 5300호 홈런 기념구를 주워 준 팬에게 사례했다.
삼성은 18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역대 최초 팀 통산 5300홈런을 달성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2개만 남겨두고 있다가 구자욱에 이어 외국인타자 르윈 디아즈가 홈런을 기록해 대기록이 완성됐다. 삼성은 이 고지를 밟으면서 해태~KIA 타이거즈(4693홈런·2위)와 격차를 벌리고 1위를 굳건히 했다. 1위에 오른 지 오래지만 계속해서 새 이정표를 만드는 삼성이다.
5300호 홈런 기념구를 찾는 과정에 숨은 이야기가 있다. 이날 홈런 2개를 모두 한 사람이 주워 구단에 전달했다. 주인공은 키움 히어로즈를 응원하는 고교 3학년 한지호 군이다. 삼성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한 군은 5300호 홈런이 좌측 외야 중계 카메라 단상과 중앙 펜스 사이에 떨어졌는데 자신이 공을 꺼내지 않을 경우 기념구에 의미가 담기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해 막대를 써 공을 꺼냈다.
이게 끝이 아니다. 한 군은 경기 후 구장 밖으로 나갔다가 퇴근하는 삼성 구단 홍보팀 임직원을 보고 기념구를 곧장 전달해 줬다. 구단 관계자는 “(한 군이) 그냥 갖고 있다가는 나만 의미를 아는 공으로 남을 것 같아서 구단에 전달했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에 구단에서는 한 군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김영웅이 입은 유니폼과 구단 주요 선수 사인을 담은 공으로 사례했다.
한 군이 준 기념구는 올 시즌 팀 홈런 1위를 달리는 삼성에 뜻 깊은 선물이 됐다. 삼성은 19일 경기 전까지 176홈런으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이에 이승엽(56홈런), 마해영(38홈런), 양준혁(33홈런)을 앞세워 팀 홈런 1위(213홈런)에 오른 2003년 이후 21년 만에 왕좌에 오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경기에서는 윤정빈이 4회초 3-3 균형을 깨는 우월 솔로홈런으로 5301번째 역사를 썼다.
수원|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