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변수에 ‘선발야구’ 꽁꽁…압도적 투수 다시 볼 수 있을까?

입력 2024-10-10 16: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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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외국인투수 디트릭 엔스가 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 4회말 1사 만루서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수원|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LG 외국인투수 디트릭 엔스가 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 4회말 1사 만루서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수원|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올해 포스트시즌(PS)에도 선발투수가 큰 비중을 차지한 경기는 꽤 드문 편이다. 단적으로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횟수만 살펴봐도 드러난다. 2일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부터 9일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4차전까지 6경기에서 QS 작성자는 2명에 불과하다. 모두 KT 위즈에서만 나왔다. 2일 WC 결정 1차전에서 윌리엄 쿠에바스(6이닝 무4사구 9탈삼진 무실점), 3일 WC 결정 2차전에서 웨스 벤자민(7이닝 무4사구 6탈삼진 무실점)이다.

지난해 PS와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다. WC 결정전부터 준PO까지 총 4경기에서 QS를 쓴 투수는 단 1명이었다. NC 다이노스와 준PO 1차전에서 8이닝 2실점으로 역투하고도 패전을 떠안은 SSG 랜더스 외국인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뿐이었다. 다른 투수들은 초반부터 크게 무너지거나 ‘퀵후크(3실점 이내 선발투수를 6회 이전 교체하는 것)’로 교체되곤 했다. 또는 높은 집중도의 영향으로 파울 커트가 많아지면서 정규시즌보다 경기당 투구수가 늘어 일찍 마운드를 내려오는 경우 또한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선발투수에게 쏠리는 무게감은 여전하다. 물론 PS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변수를 통제할 수 없기에 아예 ‘퀵후크’를 먼저 예고하거나 미리 ‘1+1’ 작전을 세워두는 감독 또한 적지 않다. 그렇다고 불펜에 지나치게 기댔다가는 과부하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른바 ‘선발야구’를 중시하는 이강철 KT 감독은 “상황마다 정해둔 특정 불펜을 기용하고는 있지만, 우리는 결국 선발진이 붙어볼 만한 판을 만들어주는 야구를 하는 팀”이라고 말했다.

올해 PS에서 2022년 준PO 1, 5차전에서 연속 QS를 작성하며 키움 히어로즈를 PO에 올려놓은 안우진처럼 또 한번 압도적 선발투수가 등장할지 궁금하다. 국내투수의 QS가 특히 기다려진다. 준PO 5차전에 선발등판하는 KT 엄상백, LG 선발진에서 가장 안정적 투구를 펼치는 임찬규, PO를 기다리는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 한국시리즈(KS)에 직행한 KIA 타이거즈 양현종 등 국내 선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투수가 출격을 앞둔 만큼 다시 한번 기대를 모은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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