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PO 2차전 경기가 열렸다. 8회초 무사에서 삼성 이승현(57)이 구원 등판해 볼을 던지고 있다. 대구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6일까지 2024 KBO 포스트시즌(PS)을 치른 4팀의 공통점은 모두 단기전 불펜 운용의 고민이 깊다는 점이다. 불펜 전력 자체가 얇거나 혹은 좌우 편차가 큰 팀이 대다수였다.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맞대결을 벌이고 있는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는 이러한 고민을 1~2차전에서 모두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LG는 준PO는 물론, 정규시즌부터 이어진 불펜 약점이 PO에 와서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다. 선발투수가 조기강판을 당하고 나면, 쉽게 ‘플랜B’를 가동할 수가 없다. LG는 1차전에서 선발 포함 무려 9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2차전에도 8명을 쏟아 부었지만 삼성에 최종 5-10으로 크게 졌다.
LG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스포츠동아DB
삼성은 1~2차전에서 홈런포를 앞세워 큰 점수 차로 LG를 격파했다. 하지만 필승조에 좌투수가 많지 않다는 점은 삼성의 고민으로 떠올랐다. 김태훈~임창민~김재윤 순으로 필승조를 가동하면서 김윤수를 ‘조커’로 활용해 승리를 낚았지만, 이들은 모두 우완이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선발 이승현(좌완)을 불펜으로 전환해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상민, 최채흥 등 다른 좌투수도 있지만, 리드 상황에서 낼 수 있는 좌완 카드로는 분명 한계가 보인다. 이승현에 대한 의존도는 이후 경기에서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KIA 곽도규. 스포츠동아DB
KIA 역시 삼성과 마찬가지로 필승조의 기본 구성은 우완들이 이끈다. 장현식~전상현~정해영이 경기 후반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데, 여기에 힘을 보탤 좌완의 구성이 매우 잘 짜여져 있다. 정규시즌 7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한 곽도규를 필두로 베테랑 좌완 이준영과 김대유가 출격을 대기한다.
밸런스 조정에 나선 최지민까지 본 궤도에 다시 오르면, 좌완 카드는 더욱 다양해진다. 여기에 후반기에 구위를 올린 김기훈과 부상에서 극적으로 회복한 윤영철까지도 충분히 조커 역할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