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인천 잭니클라우스GC코리아에서 열린 KPGA와 유럽 DP월드투어 공동 주관 ‘제니시스 챔피언십’ 4라운드 2번홀에서 안병훈이 티샷을 하고 있다. 인천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안병훈이 연장 접전 끝에 김주형을 따돌리고 제네시스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안병훈은 27일 인천 연수구에 있는 잭 니클라우스GC(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유럽프로골프 DP월드투어 공동 주관의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400만 달러‧55억1000만 원)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로 5타를 줄였다. 3라운드까지 안병훈과 공동선두였던 김주형도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똑같이 5타를 줄였고, 둘은 나란히 합계 17언더파 271타 동타를 기록한 뒤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18번(파5) 홀에서 열린 1차 플레이오프에서 안병훈은 두 번째 샷을 그린 근처로 보낸 뒤 가볍게 버디를 잡은 반면, 김주형은 파를 지키지 못하며 둘의 희비가 엇갈렸다.
안병훈은 우승상금 68만 달러(9억4000만 원)와 함께 제네시스 포인트 1300포인트, 레이스 투 두바이 랭킹 835포인트, KPGA 투어 및 DP월드투어 시드 2년을 받았다. 부상으로 제네시스 G80 전동화 부분 변경 모델, 2025년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출전권도 챙겼다.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2개 대회에 출전한 안병훈은 2월 소니 오픈 준우승을 포함해 톱10 5번을 기록하고, 파리올림픽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다. 우승은 없었지만 올해 초 세계랭킹 60위로 시작해 현재 36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고, 올해 공식대회 마지막 출전에서 우승이란 값진 선물을 받았다.
2015년 BMW 챔피언십 이후 9년 만에 DP월드투어 두 번째 우승을 거뒀고, 이번 대회가 KPGA 투어 공동 주관이라 2015년 신한동해오픈에 이어 KPGA 투어에서도 통산 2승을 기록하게 됐다.
2019년 10월 제주에서 열린 PGA 투어 더 CJ 컵 이후 5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차지한 안병훈은 “한국 팬 앞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너무 기쁘다”면서 “(김)주형이가 워낙 좋은 선수라 끝까지 긴장감 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우리 둘 모두 한국 팬 분들 앞에서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실 눈물이 안 날줄 알았는데, 세리머니 후 할머니, 어머니를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털어놓은 그는 “운도 따랐지만 우승을 해 기분이 좋다. 미국에 있는 첫 아이가 꼭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라고 했는데,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흐뭇하다”고 덧붙였다.
KPGA 투어 선수 가운데선 김홍택이 합계 11언더파 공동 9위로 유일하게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적어내 3타를 줄인 그는 KPGA 최고 순위 선수에게 부여되는 내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겸 DP월드투어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 출전권을 받았다.
김홍택은 “언젠가 해외 투어에서 뛰는 게 목표인데 기회가 왔으니 준비를 잘 해서 좋은 성적을 내보도록 하겠다”며 “유럽 선수들과 함께 뛰어보니 내가 숏 게임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하지만 연습을 통해 보완한다면 유럽이나 더 큰 무대에서도 가능성이 있겠다는 자신감도 얻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 출전 선수 120명 가운데 KPGA 투어 선수는 32명이었고, 김홍택에 이어 조우영이 합계 8언더파 26위, 정한밀이 7언더파 공동 27위에 자리했다. KPGA 제네시스 대상, 상금 1위에 올라있는 장유빈은 3언더파 공동 44위로 대회를 마감했고, 디펜딩 챔피언 박상현과 대상, 상금 2위 김민규는 컷 탈락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