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WBSC 프리미어12 야구국가대표팀 마운드를 책임질 박영현(왼쪽)과 김택연. 고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확정하지는 않겠습니다.”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출전하는 야구국가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마무리투수를 고민하고 있다. 박영현(21·KT 위즈)과 김택연(19·두산 베어스)이 후보다. 박영현은 1일 고척돔에서 펼쳐진 쿠바와 1차 평가전 9회초 등판해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수확했다. 하지만 류 감독은 “(박)영현이가 마지막에 등판했지만, 마무리투수라고 확정하진 않겠다”며 “좀 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올해 정규시즌 가장 인상적 구위를 보여준 박영현과 김택연이 대표팀에 함께 발탁되자, 류 감독에게 ‘누가 마무리투수를 맡게 되는가’라는 질문이 계속됐다. 류 감독은 두 마무리투수 후보에 대해 “구위와 구질이 정말 뛰어나다”며 “기대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모두 시속 150㎞가 넘는 구속에 차오르는 듯 보이는 구질까지 류 감독의 마음에 쏙 드는 요소를 갖췄으니,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다.
박영현, 김택연 역시 서로를 치켜세운다. 둘은 3월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당시 캐치볼 파트너였다. 김택연은 이 경험을 발판 삼아 올 시즌 고졸 신인 한 시즌 최다 세이브(19개)를 챙겼다. 박영현은 “캐치볼을 하는데, 공이 살아서 올라가더라”며 “직구 궤적과 투구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느꼈다”며 김택연을 칭찬했다. 김택연도 “(박)영현이 형 공처럼 구위 좋은 공은 처음 받아봤다. 신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가을 류 감독이 지휘한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의 마무리투수는 박영현이었다. 당시 고우석(마이애미 말린스)과 사실상 ‘더블 스토퍼’를 이뤘지만, 결과 측면에선 박영현이 고우석(3경기·1세이브·3이닝 2실점)보다 안정적이었다. 박영현은 당시 4경기에 구원등판해 2홀드1세이브, 5.1이닝 8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일본과 슈퍼라운드에서 시속 156㎞짜리 직구를 앞세워 1점차 리드를 지킨 장면이 압권이었다. 1일 박영현의 시속 150㎞ 공을 본 아르만도 존슨 쿠바대표팀 감독 역시 “한국 투수진 구위가 놀라웠는데, 9회 올라온 박영현에게 유독 눈길이 갔다”며 혀를 내둘렀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