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WBSC 프리미어12에 출전하는 야구대표팀이 3일 고척돔에서 훈련했다. 곽도규가 캐치볼을 소화하고 있다. 고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도쿄에서 끝났으면 좋겠네요.”
KIA 타이거즈 좌완투수 곽도규(20)는 삼성 라이온즈와 맞붙은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에서 우승의 숨은 주역이었다. KIA가 4승을 챙긴 KS 1, 2, 4, 5차전에 모두 등판해 2승무패, 평균자책점(ERA) 0.00을 기록했다. 결정적인 4이닝을 실점 없이 틀어막으며 KIA 불펜의 수호신 역할을 했다.
곽도규는 KIA의 페넌트레이스 1위 달성에도 큰 힘을 보탰다. 무려 71경기(55.2이닝)에 등판해 4승2패2세이브16홀드, ERA 3.56의 알토란같은 성적을 거뒀다. 프로 2년차(2023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42순위)라고 볼 수 없는 노련하고 배짱 있는 피칭으로 이범호 KIA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곽도규는 5차전에서 우승을 확정한 직후 “승리의 기쁨이 확실히 크다. 지금의 이 행복이 매년 마지막에 또다시 왔으면 좋겠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그는 “KS를 치르는 짧은 기간 동안 조금은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페넌트레이스가 워낙 길어서 몸이 조금 안 좋은 상태로 (KS에) 출전하기도 했지만, 여러모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시리즈”라고 덧붙였다.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인 만큼, 재치 넘치는 자신만의 시즌 후 소망을 덧붙이기도 했다. 곽도규는 “앞으로 더 잘하는 시즌이 나오겠지만, 올해는 정말 손에 꼽는 시즌이 될 것 같다. 올 한해 던진 수천 개의 공들이 계약서 뒤 작은 ‘공(0)’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말했다.
다만 아직 곽도규의 2024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곽도규는 KS를 마친 뒤 국가의 부름을 받았다.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출전하는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는 “올해는 호주 캔버라(KIA 1차 스프링캠프지)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시즌의 끝은 도쿄(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개최지)였으면 좋겠다”며 남다른 포부를 드러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