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림이 10일(한국시간) 롯데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 및 통산 2승을 달성한 뒤 챔피언 트로피를 들고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제공 | 대홍기획
3라운드 홀인원의 기세를 앞세운 김아림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3년 11개월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2승을 달성했다.
김아림은 10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300만 달러‧41억9000만 원)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해 2위 나탈리아 구세바(러시아‧16언더파)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상금 45만 달러(6억2000만 원)를 품에 안았다. CME 글로브 포인트 순위를 65위에서 22위로 대폭 끌어올려 상위 60명이 나가는 시즌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출전도 사실상 확정했다. 김아림의 우승으로 한국 여자골프는 6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양희영, 9월 FM 챔피언십 유해란에 이어 시즌 3승째를 수확했다.
김아림은 비회원 신분이던 2020년 12월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 출전, 깜짝 우승을 달성하며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이 됐던 주인공. 이듬해 LPGA 투어에 정식 입문했지만 오랜 시간 우승 갈증에 시달려왔다. 올 시즌에도 롯데 챔피언십 전까지 25개 대회에 나서 17번 컷 통과에 성공했지만 최고 성적은 6월 다우 챔피언십에서 거둔 공동 8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우승만큼은 완벽했다. 1라운드에서 6타를 줄여 단독 1위를 꿰찬 뒤 2라운드 공동 1위, 3라운드 단독 선두에 이어 마지막 날에도 리더보드 최상단 자리를 지키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란 값진 열매를 맺었다. 3라운드 9번(파3) 홀에서 나온 투어 데뷔 두 번째 홀인원은 통산 2승을 예감케 하는 달콤한 디딤돌 역할을 했다.
4라운드에서 한때 구세바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하며 잠시 위기를 맞았던 김아림은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타를 줄인 뒤 10번(파4), 11번(파5) 홀 연속 버디로 2타 차 단독 선두로 다시 뛰어올랐다. 12번(파3) 홀에서는 티샷이 벙커 주위 경사면에 떨어져 고비를 맞았지만 칩샷이 깃대를 맞고 떨어져 파를 지키는 행운도 따랐다. 1타 차 리드 상황에서 나선 마지막 18번(파5) 홀에서 버디를 추가해 18언더파를 완성하며 우승을 자축했다.
첫 우승 이후 1426일 만이자 100번째 대회에서 두 번째 챔피언 트로피를 치켜 든 김아림은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잔디, 경기장 등이 모두 낯설었는데 지금은 익숙해졌다”며 “내 게임에만 집중하고 내 라인에만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런 느낌이 정말 오랜만일 정도로 너무 재미있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인 고진영이 합계 12언더파 7위로 김아림에 이어 우리 선수 중 두 번째로 좋은 순위에 자리했고, 김효주가 10언더파 공동 9위로 그 뒤를 이었다. 후원사 주최 대회를 맞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최종전 출전 대신 원정길에 나선 이소영과 황유민은 각각 5언더파 공동 26위, 3언더파 공동 35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