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주장 이창용(맨 앞)이 11월 9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경남과 ‘하나은행 K리그2 2024’ 38라운드 홈경기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FC안양은 ‘하나은행 K리그2 2024’ 우승의 쾌거를 이뤘다. 유병훈 감독의 지휘 아래 빠른 공·수 전환을 펼치는, 이른바 ‘꽃봉오리 축구’로 꾸준히 상위권을 지킨 끝에 창단 첫 K리그1 승격에 성공했다.
승격의 중심에는 단단한 수비가 있었다. 36경기에서 36골만을 내줬다. K리그2 최소실점 2위다. 주장 이창용(34)은 탁월한 대인방어 능력과 라인을 조율하는 리더십을 바탕으로 수비진을 이끌었다.
주장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꼈다. 2017년 아산 무궁화에서 주장을 역임한 뒤 올해 1월 안양에서 완장을 다시 달았다. “나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게 되더라. 선수들과 꾸준히 팀 전술에 대해 의논하려고 했다. 다행히 선수들이 잘 따라와 우승할 수 있었다”며 “주장을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하겠다”고 말했다.
팀이 성공하니, 개인상도 따라왔다. 이창용은 지난달 29일 펼쳐진 ‘하나은행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2 베스트11 수비수 부문에 선정됐다. 개인 첫 리그 베스트11로 뽑힌 그는 “팀이 하나가 되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 나 혼자 받는 상이 아니다”고 자세를 낮췄다.
동료들을 향한 고마움은 진심이었다. 이창용은 9월 무릎을 다친 뒤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25경기 출전에 그쳤다. “갑자기 낙마해 팀에 미안했다. 실패한 시즌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내가 빠진 동안 동료들이 우승을 만들어줬다”고 거듭 고마워했다.
이창용의 커리어에도 늦게나마 꽃봉오리가 움을 틔웠다. 2013년 강원FC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울산 현대(현 HD), 아산, 성남FC를 거쳐 2022년 안양 유니폼을 입은 그는 어느덧 K리그1 121경기, K리그2 138경기를 소화한 베테랑이 됐다.
이제 K리그1에 다시 도전한다.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지만, 지레 겁먹지 않는다. 이창용은 “K리그2에선 열심히 뛰어야 하고, K리그1에선 잘해야 한다”며 “1부에선 자연스럽게 도전자의 마음으로 임하게 된다. 새로운 무대에서도 즐기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안양은 내년 1월 3일 태국 촌부리 동계전지훈련을 시작으로 새 시즌 준비에 나선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