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하나 김문환은 올여름 입단하면서 목표로 삼은 팀의 잔류와 국가대표팀 재발탁을 모두 이뤘다. 그는 “2025년에도 지금 같은 절실함을 갖고 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하나시티즌 수비수 김문환(29)에게 2024년은 의미 깊은 해였다. 올여름 알두하일(카타르)에서 대전하나로 이적하며 목표로 삼은 팀의 잔류와 국가대표팀 재발탁을 모두 이뤘다. 그는 “고비를 넘는 게 어려웠지만,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이런 경험들이 쌓이다 보면 경기장에서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온다”며 웃었다.
김문환의 말대로 고비를 넘기는 과정이 쉽진 않았다. 그가 대전하나에 입단한 6월 20일 당시 팀은 최하위(12위)로 강등권(10~12위) 탈출이 요원해 보였고, 자신 역시 2022카타르월드컵 이후 대표팀 발탁에 어려움을 겪는 등 부침의 시간이 길었다. 지난해 여름 전북 현대를 떠나 알두하일로 이적한 지 1년 만에 K리그로 돌아왔음에도 기뻐할 여유가 없었다.
다행히 결과가 좋았다. 김문환이 합류하기 전까지 3승6무8패, 승점 15에 그쳤던 대전하나는 이후 9승6무6패, 승점 33을 보태 최종 9위를 차지하며 잔류에 성공했다. 마땅한 오른쪽 풀백이 없어 측면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었던 대전하나는 김문환의 합류 이후 돌파구를 찾아 반등할 수 있었다.
김문환은 “팀 성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합류하게 돼 부담이 컸다. 책임감을 갖는 것은 당연했고, 후배들에게 쓴소리도 많이 했다”며 “다행히 팀원들이 하나가 됐고, 팬들 역시 우리에게 응원을 아끼지 않으셨다. K리그1 잔류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기뻤다”고 올 한해를 돌아봤다.
김문환의 활약은 대표팀 홍명보 감독도 주목했다. 카타르월드컵 이후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황문기(강원FC)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잇달아 등장했지만, 홍 감독은 김문환의 기량이 이들 못지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9월 팔레스타인~오만과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1, 2차전, 11월 쿠웨이트~팔레스타인과 5, 6차전을 치르며 김문환에게 기회를 줬다.
‘홍명보호’ 발탁으로 동기부여가 한층 커졌다. 김문환은 카타르월드컵에서 대표팀의 16강행에 앞장서고도 이후 자주 발탁되지 못해 마음고생이 컸지만, 다시 큰 꿈을 그리기 시작했다. 카타르월드컵에서 느낀 감동을 북중미월드컵으로 잇는 게 최종 목표다.
김문환은 “대표팀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내게 대표팀 소집은 정말 소중한 기회”라며 “아직 북중미월드컵 출전 가능성을 점치긴 힘들지만, 대전하나에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소집 때마다 내 장점을 어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2025년에도 지금 같은 절실함을 갖고 뛰겠다”고 다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