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즈다노프의 오락가락하는 경기력에 어려운 전반기를 보낸 삼성화재는 대한항공에서 최근까지 임시 외국인 공격수로 활약한 막심을 대체 선수로 뽑았다. 사진제공|KOVO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5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기존의 요스바니를 포기하고 지난 시즌 우리카드에서 활약한 마테이를 선택했다. 그러나 삼성화재의 계획은 처음부터 어긋났다. 마테이의 몸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다. 무릎 부상 장기화 우려가 컸다. 결국 대체 선수로 불가리아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그로즈다노프를 데려왔다.
급히 합류한 데다 손가락과 허리 통증으로 컨디션이 온전치 않았으나, 그로즈다노프는 무난히 적응하는 듯했다. ‘도드람 2024~2025 V리그’ 개막 초반까지 괜찮았다. 다만 기복이 너무 심했다. 잘 되는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퍼포먼스가 극과 극이었다. 이 때문에 아시아쿼터 날개 공격수 파즐리(이란)가 주포로 뛰는 빈도가 늘었다. 김 감독은 “파즐리가 홀로 해줘야 한다는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고 걱정했다.
전반기 내내 그로즈다노프의 정상 컨디션을 찾아주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인 김 감독은 결국 마음을 비웠다. 지난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또 한번 대체 외국인선수 영입을 결정했다. 한국전력에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한 지난달 27일 정규리그 3라운드 마지막 경기에는 그로즈다노프를 1세트에만 투입했다. 교체 임박을 알리는 신호였다.
그로즈다노프 대신 새로 인연을 맺은 이는 최근까지 대한항공에서 뛴 러시아 공격수 막심이다. 대한항공이 어깨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던 요스바니의 복귀를 결정하면서 막심이 시장으로 나왔다.
새로운 기대감이 생겼다. 결정력 부족에 시달리던 삼성화재가 마침내 양 날개를 펼칠 수 있게 됐다. 전반기 득점 3위(364점) 파즐리도 가벼운 마음으로 막심과 공격 부담을 나누면 된다. 막심은 정규리그 2~3라운드 12경기(47세트)에서 276점을 뽑았다. 같은 기간 득점 1위다.
삼성화재는 6승12패, 승점 23으로 5위지만 3위 KB손해보험(승점 26)과 격차가 크지 않다. 공교롭게도 8일 안방에서 열릴 4라운드 첫 경기는 대한항공전이다. 자신을 내친 팀을 만날 막심의 동기부여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후반기 대반격을 꿈꾸는 삼성화재에는 희망의 첫걸음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