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하얼빈동계아시안게임을 마치고 15일 귀국한 한국 선수단. 인천국제공항|뉴시스
2025하얼빈동계아시안게임이 8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하고 14일 폐회했다. 2017년 삿포로대회 이후 8년 만에 열린 이번 대회에서 대한민국은 금 16, 은 15, 동메달 14개를 수확해 중국(금 32·은 27·동 26)에 이어 종합 2위에 올랐다. 대한체육회가 대회 개막에 앞서 예상했던 금메달 수(11개)를 훌쩍 뛰어넘었다. 총 9개 종목에서 1개 이상의 메달을 따냈고, 7개 종목에선 금메달을 수확했다. 메달의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이 큰 수확이다.
한국이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따낸 종목은 단연 쇼트트랙이다. 금 6, 은 4, 동메달 3개 등 총 13개의 메달을 얻었다. 여자대표팀 최민정(성남시청)은 혼성 2000m 계주와 여자 500m, 1000m에서 우승해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유일한 3관왕으로 이름을 올렸다. 남자대표팀 에이스 박지원(서울시청)과 여자대표팀 차세대 주자 김길리(성남시청)는 혼성 2000m 계주와 남녀 1500m에서 각기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 올랐다. 박지원은 이번 대회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아 2026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동계올림픽 출전에 제약이 사라졌다.
금 3, 은 5, 동메달 4개를 차지한 스피드스케이팅에선 여자대표팀 에이스 김민선(의정부시청)과 차세대 주자 이나현(한국체대)의 쌍끌이 활약이 돋보였다. 이들은 팀 스프린트 금메달을 합작하는 한편 김민선은 주 종목인 여자 500m, 이나현은 여자 100m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레전드’ 이승훈은 남자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획득해 한국 선수 동계아시안게임 최다 메달리스트(9개)로 등극했다.
금메달 2개를 따낸 피겨스케이팅에선 차준환(고려대)과 김채연(수리고)이 남녀 싱글에서 동반 금메달을 수확했다. 우승이 유력하다고 평가받은 일본의 강자들을 제압해 더 큰 주목을 받았는데, 차준환은 가기야마 유마, 김채연은 사카모토 가오리와 경쟁에서 승리했다. 가기야마는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남자 싱글 은메달리스트고, 사카모토는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3연패(2022~2024년)를 이룬 강자다.
설상 종목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스노보드(금 2·동 3)에선 김건희(시흥매화고)가 남자 하프파이프, 이채운(수리고)이 남자 슬로프스타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프리스키(금 1·은 1·동 3)에선 이승훈(한국체대)이 하프파이프 금메달을 따내며 미래를 밝혔다. 또 러시아에서 귀화한 에카테리나 아바쿠모바는 여자 7.5㎞ 스프린트에서 금메달, 여자 4X6㎞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바이애슬론 역사상 첫 금메달의 이정표를 세웠다.
여자 컬링에서도 경기도청 소속 김은지(스킵), 김민지(서드), 김수지(세컨드), 설예은(리드), 설예지(핍스)가 2007년 창춘대회 이후 18년 만에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겼다. 알파인스키에선 정동현(하이원리조트)과 김소희(서울시청)가 남녀 회전에서 은메달을 따냈고, 남자아이스하키대표팀은 동메달을 획득했다.
빙상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효자 종목’ 역할을 톡톡히 했고, 설상 종목도 비약적 성과를 거뒀다. 이제는 이번 대회의 성공을 발판 삼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올림픽을 준비해야 한다.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썰매 종목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도 잊어선 안 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