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구자욱. 대구|뉴시스
삼성 라이온즈 주장 구자욱(32)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PO) 2차전 도중 2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무릎을 다쳐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지 못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도 아직 수비를 소화하지 않고 있다. 완벽한 몸으로 22일 정규시즌 개막을 맞이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방망이는 벌써 뜨겁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 마지막 연습경기였던 2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만루홈런을 포함해 2안타 4타점을 올린 그는 11일 대구 두산 베어스전까지 4차례 시범경기에선 모두 타점을 뽑는 등 홈런은 없지만 타율 0.429(7타수 3안타), 6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9일 대구 SSG 랜더스전부터 11일 두산전까지 3경기에선 모두 안타와 타점을 신고하며 쾌조의 타격감을 뽐냈다. 쭉쭉 뻗어나간 타구의 질 또한 일품이었다. 지명타자 또는 대타로만 출전했음에도 매 타석 집중력을 발휘하며 양질의 타구를 만들었다.
10일 두산전 5회말 3타점 2루타를 친 데 이어 11일에도 해결사 본능을 발휘했다. 5-5로 맞선 5회말 2사 1·3루서 대타로 등장해 깨끗한 중전적시타로 1타점을 추가했다. 스트라이크존 높은 코스에 들어온 두산 최종인의 시속 137㎞ 슬라이더를 완벽하게 받아쳤다. 평일 낮 경기임에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은 홈팬들의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11-8 승리를 이끈 결승타였다.
구자욱은 지난해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데뷔 후 처음 주장을 맡은 부담감 속에서도 12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3(493타수 169안타), 33홈런, 115타점, 출루율 0.417을 기록했다. 타율, 홈런, 타점 모두 ‘커리어 하이’였다. 부상으로 KS에는 나서지 못했지만, 그 무대를 밟기까지 구자욱의 지분은 엄청났다. 올해는 지난해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우승의 꿈을 이루기 위해 더 열심히 달릴 참이다.
13일 대구 LG 트윈스전부터는 수비도 가능하다. ‘완전체 구자욱’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외야 수비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있어 감각에는 큰 문제가 없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구자욱이) 부상도 있었고, 날씨에도 적응해야 했다. 준비는 다 됐다”며 “날씨가 괜찮다면 13일부터 정상적으로 수비까지 소화할 것이다. 지금과 같은 기온이면 충분히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자욱은 “시범경기지만 타점을 올리기 위해 집중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이제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우리 선수들 모두 시범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들 잘해주고 있어서 별다른 문제 없이 정규시즌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구|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