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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패’ 불편하게 출발한 정관장, 고희진의 2차 인천상륙작전은 성공?

입력 2025-04-02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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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진 정관장 감독이 지난달 31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 1차전 원정경기에서 선수들의 득점에 환호하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고희진 정관장 감독이 지난달 31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 1차전 원정경기에서 선수들의 득점에 환호하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고아더(고희진+맥아더)가 인천상륙작전을 하러 왔습니다.”
지난달 31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5전3선승제) 1차전 원정경기를 앞둔 고희진 정관장 감독의 표정은 희망으로 가득했다. 특유의 사람 좋은 미소와 함께 취재진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유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나 바람과 달리 정관장은 너무 빨리 무너졌다. 세트스코어 0-3 완패. 1, 2세트는 꾸준한 추격전을 펼치고 때론 앞서기도 하며 그럭저럭 시소게임을 했으나 3세트는 무기력했다. 세트 중반이 지나자 결과를 예감한 듯 일찌감치 수건을 던졌다.

“반드시 막겠다”고 호언한 흥국생명의 강점인 팁 공격을 차단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서브에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블로킹 9개로 상대(8개)를 앞서고도 주요 고비마다 서브 에이스 8개를 내주며 자멸했다. 이날 흥국생명은 ‘원포인트 서버’ 최은지와 박수연이 각각 2개, 1개의 서브를 성공시키는 등 7명이 고루 서브 점수를 뽑은 반면 정관장은 3개에 그쳤다.

그렇지만 여기서 멈출 수 없다. 역경과 어려움을 뚫고 정상의 마지막 관문에 섰다. 정관장의 마지막 트로피는 통합우승에 성공한 2011~2012시즌이다. 13년 만의 정상 탈환의 기회를 허무하게 놓치고 싶지 않다.

정관장의 시즌 레이스는 파란만장했다. 정규리그 중반을 기점으로 한창 분위기가 살아나며 한때 1위까지도 넘봤으나 5라운드 마지막 경기, 6라운드 첫 경기에서 주전 2명이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다. 외국인 주포 부키리치에 이어 베테랑 미들블로커(센터) 박은진이 왼쪽 발목을 다쳤다.

봄배구에 오른 뒤에도 어려움이 따랐다. 세터 염혜선이 무릎 통증으로 홈에서 치른 현대건설과 플레이오프(PO·3전2선승제) 2차전을 결장했고, 결국 3차전까지 치러야 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흥국생명 에이스 김연경을 의식해 염혜선은 “우리가 ‘악역’을 맡겠다”고 의지를 불태웠지만 챔프 1차전을 완패해 위기를 맞았다. 역대 18차례 여자부 챔프전에선 1차전 승자가 10차례 우승했다.

물론 지금도 팀 컨디션이 좋지 않다. 정관장은 표현 그대로 ‘부상병동’이다. 부키리치와 박은진이 100% 상태가 아니고, 염혜선도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 게다가 주전 리베로 노란도 허리가 아프다. 궁여지책으로 리시브가 비교적 좋은 공격수 박혜민에게 리베로를 맡겼으나 김연경~투트쿠~정윤주의 삼각편대를 막기엔 2% 부족하다. PO를 3차전까지 치른 여파도 적지 않다. 고 감독이 “경기 당일이 돼야 출전 선수를 겨우 결정할 정도”라고 한숨을 내쉬는 이유다.



그래도 악착같이 물고 늘어지려 한다. 몸을 지배하는 것은 결국 멘탈이다. 어차피 이 시점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여기저기 아프지 않은 선수들은 없다. 고 감독은 “더 이상 1차전같은 경기는 하지 않겠다. 심리적인 부분까지 잘 챙기려 한다.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반전을 약속했다.

챔프 2차전은 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여기서 이기면 시리즈 전적 동률을 맞춰 안방 대전충무체육관으로 옮겨 펼쳐질 3, 4차전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정관장의 2차 인천상륙작전은 어떻게 끝날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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