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박성재(왼쪽)와 조엘 카굴랑안이 경기 도중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둘은 이번 시즌 신인왕을 놓고 내부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KBL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이 9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정규리그 최우수 국내선수와 외국인선수, 신인상 등 비계량 부문과 시즌 개인 기록에 따른 계량 부문의 수상이 진행된다. 생애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상의 주인공은 사실상 집안싸움이다. 수원 KT 가드 박성재(23·182㎝)와 아시아쿼터 가드 조엘 카굴랑안(25·172㎝)이 경쟁 중이다.
박성재는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2순위(전체 12순위)로 KT에 입단했다. 팀원들의 부상으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허훈, 박지원 등이 부상으로 이탈한 뒤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KT가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데 힘을 보탰다. 신인드래프트를 거친 선수 중에선 가장 꾸준하게 경기에 나섰고, 정확한 3점슛을 앞세워 팀 공헌도를 높였다.

KT 박성재(왼쪽)는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에 선발됐지만, 좋은 기량으로 신인왕 후보에 올랐다. 사진제공|KBL
박성재의 팀 동료인 카굴랑안은 이번 시즌 도중 KT에 합류했다. 필리핀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한국으로 건너와 올해 1월부터 경기에 나서고 있다. 키가 크지 않지만, 기술과 스피드가 빼어나 KT 가드진의 뎁스를 한층 더 두껍게 했다. 외곽슛 정확도에선 아쉬움이 있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득점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들의 대항마는 고양 소노 이근준, 안양 정관장 박정웅, 창원 LG 최형찬, 서울 SK 김태훈 등 순수 신인들과 프로 2년차지만 신인왕 수상 자격을 갖춘 대구 한국가스공사 신주영, 울산 현대모비스 미구엘 안드레 옥존 등이다. 하지만 이들 모두 박성재와 카굴랑안을 넘어설 정도의 활약상을 보이진 못하고 있다. 전체 1순위로 정관장에 입단한 박정웅은 프로 무대 적응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이근준은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부상으로 결장한 기간이 길었고, 결국 신인왕 레이스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KT 조엘 카굴랑안은 1월 KBL에 데뷔했지만, 꾸준한 활약을 펼쳐 신인왕 후보에 포함됐다. 팀 동료 박성재와 함께 KT의 구단 첫 신인왕 수상자 배출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사진제공|KBL
KT는 창단 이후 단 1명의 신인왕도 배출하지 못했다. 최근 수년간 신인드래프트에서 상위 순위로 지명받아 입단한 유망주가 적지 않았지만, 모두 신인왕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2라운드에 입단한 선수와 아시아쿼터로 새로 합류한 선수가 신인왕을 놓고 내부 경쟁을 펼치고 있다. KT로선 신인왕을 배출하면 육성까지 성공한 시즌이 될 수 있어 의미가 더 크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