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효 광주 감독(오른쪽)이 지난달 2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와 원정경기 후반 추가시간 물병을 걷어찬 뒤 주심에게 퇴장 명령을 받고 있다. 사진출처|쿠팡플레이 중계화면 캡처
심판 판정을 둘러싼 논란이 K리그를 뒤덮고 있다. 지난달 2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6라운드 대전하나시티즌-광주FC전에서 나온 이정효 광주 감독의 퇴장과 관련한 사태가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이 감독은 후반 추가시간에 자신의 벤치 쪽으로 물병을 걷어찼다. 주심은 대기심과 이야기를 나눈 뒤 이 감독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정한 경기규칙 제12조 ‘파울과 불법행위’ 항목에 따르면, 음료수 병 또는 다른 물체를 던지거나 발로 차는 행위는 경고성 반칙이다. 그러나 이 감독은 사전 경고 없이 즉각 퇴장 명령을 받았다.
대한축구협회(KFA) 심판위원회는 1일 K리그1 6라운드에 관한 평가소위원회를 열어 “이 감독의 퇴장은 정심”이라고 못박았다. 심판위원회는 ‘난폭한 행위’는 퇴장 사유에 해당한다는 규정을 들며 “공격적이라 판단되는 행동에 대해선 얼마든지 다이렉트 퇴장이 주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난폭한 행위’라는 판단은 심판의 주관이 들어갈 수 밖에 없기에 더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하지만 심판위원회는 해당 질문에 대해선 묵묵부답이다. 이번 사태만 아니라 심판위원회는 줄곧 판정 이의가 제기될 때마다 “규정에 의거했을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판정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자리는 K리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판정은 사람의 일이라 완벽할 수 없다. 같은 상황이어도 심판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심판과 축구인들 사이 이견을 좁히기 위해선 최소한의 소통은 필요하다. 일부 아시아축구연맹(AFC) 주관 대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심판 녹취록 공개까지는 아니더라도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돼야 한다.
한 현역 심판은 “평가소위원회는 심판평가관들이 참여한다. 의견이 분분한 판정은 토의를 통해 정심 여부를 결정하는데, 결론의 근거를 서로 모르는 경우도 있다”며 폐쇄성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심판의 권위는 스스로 만들어나갈 수 없다. 소통의 노력을 통해 투명성을 확보하는 등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판정을 내리기 위해 노력했을 때 그들이 원하는 권위와 위상이 바로 설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