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양의지(오른쪽)가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전에서 올 시즌 첫 홈런을 결승포로 장식하며 팀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양의지의 활약에 힘입은 두산은 올 시즌 첫 연승에 성공했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마침내 깨어났다. 두산 베어스의 ‘안방마님’ 양의지(38)가 시즌 첫 홈런을 결승포로 장식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양의지는 3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홈경기에 5번타자 포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1안타 1홈런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양의지의 활약을 앞세운 두산(4승6패)은 6-1의 승리를 거두고 2연승을 질주했다. 올 시즌 첫 연승이다.
양의지는 이날 전까지 9경기에서 타율 0.143(28타수 4안타), 홈런 없이 3타점, 출루율 0.265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최 5경기에선 16타수 무안타의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린 탓에 마음고생이 적잖았다. NC 다이노스에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두산으로 돌아온 뒤 지난 2년간(2023~2024년) 3~4월 타율이 0.300(190타수 57안타)로 나쁘지 않았던 터라 지금의 부진이 익숙하지 않았다. 3일 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마친 뒤에는 “힘을 좀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다행이 이날은 출발이 좋았다. 0-0으로 맞선 1회말 2사 1·2루서 키움 선발투수 케니 로젠버그의 시속 2구째 123㎞ 커브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3점홈런을 쳐냈다. 스트라이크존 낮은 코스에 걸친 공을 완벽하게 걷어올려 타구속도 163.5㎞, 비거리 118.6m(트랙맨 기준)의 대형 홈런을 만들어냈다. 그는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묵묵히 홈을 밟았다.
이후 세 타석에선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지만, 9회까지 안방을 지키며 포수 본연의 역할에 집중했다. 투수들을 리드하며 키움 타선을 틀어막는 데 일조했다. 6회말 3번째 타석에선 좌측 담장 앞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보내 키움 배터리의 간담을 서늘케 했고, 8회말 4번째 타석에서는 중견수 쪽으로 큰 타구를 날렸다. 조금씩 타격 타이밍이 맞아 들어가는 듯해 반등을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동료들도 힘을 냈다. 양석환은 4회말 솔로홈런(2호)을 터트려 2연속경기 아치를 그렸다. 4-1로 쫓긴 7회말에는 정수빈의 1타점 중전적시타가 터졌고, 8회말에는 대타 김인태가 1타점 우전적시타를 때려내 승부를 결정지었다.
양의지와 호흡을 맞춘 선발투수 콜 어빈은 에이스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6이닝 동안 5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의 호투로 2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시즌 2승째를 챙겼다. 박정수와 박치국, 김호준은 1이닝씩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의 승리를 지켰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