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도 빅리그 출신 투수들이 KBO리그에 상륙했다. 빅리그 풀타임 선발로 뛰었던 LG의 1선발 요니 치리노스를 필두로, 두산의 콜 어빈, 롯데 터커 데이비슨, KIA 아담 올러가 KBO리그에도 연착륙할지 관심을 모은다. 스포츠동아DB·두산 베어스·롯데 자이언츠 제공
KBO리그에도 빅리그 출신 투수들이 늘고 있다. 올 시즌 한국에 온 투수 중에는 메이저리그(MLB) 풀타임 시즌을 치른 선수도 적지 않다. 화제를 모은 투수는 선발로 뛴 요니 치리노스(32·LG 트윈스)와 콜 어빈(31·두산 베어스)이었다. 2021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일원이었던 터커 데이비슨(29·롯데 자이언츠)을 향한 관심도 컸다. 여기에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가 택한 아담 올러(31) 역시 만만치 않은 빅리그 경력으로 주목받았다.
●1위의 1선발
4명 중에는 치리노스의 활약이 예사롭지 않다. LG의 1선발인 치리노스는 개막전이었던 지난달 22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3경기 2승무패, 평균자책점(ERA) 2.37, 이닝당 출루허용(WHIP) 1.00으로 팀의 선두 질주를 이끌었다. 평균 시속 150㎞의 직구와 스위퍼의 조합이 매우 위력적이었다. 이에 염경엽 LG 감독도 “치리노스가 연일 1선발다운 투구를 해주고 있다. 직구와 스위퍼 외에도 투심패스트볼과 포크볼을 적절히 쓰니 더욱 위력적”이라고 평가했다.
공격적 투구가 눈에 띈다. 치리노스는 올 시즌 69%의 높은 스트라이크 비율을 기록 중이다. 그는 “난 MLB에서도 공격적 투구를 즐겼다”며 “마운드에선 당연히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곤 있지만, 기본적으로 빠른 템포를 가져가야 동료들도 편해진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확실한 1선발을 갖춘 LG도 11경기 만에 10승에 선착하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치리노스는 “이렇게 빠르게 치고 올라간 적은 또 처음”이라고 놀라워했다.
●알쏭달쏭
아직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한 투수도 보인다. 데이비슨도 물음표를 완전히 지우진 못했다. 지난달 25일 인천 SSG 랜더스전부터 2연속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한 그는 6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서 2.2이닝(3실점) 만에 강판됐다. 두산의 1선발인 어빈도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22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선 5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반면 그는 이후 2연속 QS로 물음표를 지우고 나섰다.
KIA는 올러를 기다려줄 생각이다. 올러는 올 시즌 3경기에서 1승1패, ERA 4.24(17이닝 10실점 8자책점), WHIP 1.06을 기록했다. 수비 도움이 저조했던 측면도 있다. 단, 투심과 포심패스트볼 모두 평균 시속 150㎞ 이상을 기록함에도 타자를 압도하는 모습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이범호 KIA 감독은 “선발투수가 한 시즌에 보통 30경기를 등판하지 않나. 그 중 15번만 잘 던져도 성공”이라며 “당장 기대를 밑돈다고 해서 압박감을 주게 되면 도리어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