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샘프턴과 EPL 31라운드 홈경기 완승에도 불구하고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강한 경질 압박을 받고 있다. 사진출처|토트넘 SNS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의 교체가 임박한 모습이다. 많은 영국 언론들이 그의 경질 가능성을 높이 바라보고 있다.
‘데일리 미러’와 ‘이브닝 스탠다드’ 등 복수의 현지 매체들은 8일(한국시간) “레비 회장이 곧 결단을 내릴 것 같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교체는 불가피하다”는 내용의 보도를 거듭 전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토트넘이 2024~2025시즌 최대 목표로 삼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에 성공한다 해도 사령탑 교체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계속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 성적 부진 여파다. 토트넘은 6일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 홈경기에서 사우샘프턴을 3-1로 격파했다.
하지만 사령탑의 입지는 탄탄하지 않다. 여전히 토트넘은 심각하다. 11승4무16패, 승점 37로 20개팀 가운데 14위에 랭크됐다. 여전히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 출전권이 주어질 4위 진입은 산술적으로는 가능하나 현실은 어둡다. 토트넘이 잔여 7경기를 전승하더라도 승점 53으로 현재 4위인 첼시가 대부분 경기를 패해야 순위를 바꿀 수 있다.
지금으로선 오히려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 공산이 크다. 1992년 프리미어리그로 명칭이 바뀐 뒤 토트넘은 1993~1994시즌 15위, 1997~1998과 2003~2004시즌 14위를 기록한 바 있는데 이번 시즌도 자칫 비슷한 성적에 그칠 수도 있다.
불편한 현실에 팬들은 크게 분노한 상태다. 사우샘프턴전을 앞두고 수백여 명의 토트넘 팬들이 레비 회장과 2001년 토트넘을 인수한 영국 투자회사 에닉 그룹에 항의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거리 시위에 나섰다.
구단이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기장으로 꼽히는 홈구장에서 미식축구나 럭비 경기, 각종 문화행사 진행을 거부 없이 하는 등 돈벌이에 혈안이 된 반면 효율적이지 않고 많이 부족한 투자로 클럽이 점차 망가지고 있다는 주장이 주를 이뤘다.
그럴 만도 했다. 에닉 그룹의 인수 후 토트넘은 2007~2008시즌 리그컵만 우승했고, 모든 대회에서 정상에 서지 못했다. 이번 시즌도 리그는 하위권, 리그컵과 FA컵에서도 트로피를 놓쳤다. UEL을 제패해야 2025~2026시즌 UCL 출전 자격을 얻지만 첩첩산중이다. 11일 홈에서 열릴 8강 1차전에서 프랑크푸르트(독일)를 반드시 꺾어야 하나 두 팀의 시즌 흐름은 극과 극이다.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6일(한국시간)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 EPL 홈경기에서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토트넘 SNS
그럼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소식은 주장 손흥민을 비롯한 토트넘 선수단에는 전혀 나쁘지 않다. 지나치게 큰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으로 팀 내 화합이 완전히 사라진 토트넘은 상당한 폭의 변화가 필요하다. ‘포스테코글루 체제’에서 지나치게 많은 스프린트와 움직임을 강요받은 바람에 공격도 수비도 제대로 못하는 손흥민으로서도 리더십 개편은 반길 일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