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도로공사 리베로 임명옥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어워즈’에서 여자부 베스트 7 리베로 부문을 시상하며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역대 최고 리베로로 평가받는 그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마음으로 새 시즌을 준비한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한국도로공사 임명옥(39)은 V리그 여자부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는 2005시즌에 데뷔해 출전 경기(594경기), 리시브 정확(6827회), 디그(11404회), 수비 성공(18231회‧이상 1위) 등 V리그 통산 주요 부문 최상단에 이름을 올린 역대 최고 리베로다.
임명옥은 그동안 적지 않은 상을 휩쓸었다. 이번 시즌도 시즌 베스트7 여자부 리베로 부문 6시즌 수상에 성공했고, V리그 20주년 역대 베스트7 여자부 리베로 부문에도 이름을 올렸다. 팬들은 오랫동안 견고한 수비를 펼친 그에게 ‘최리(최고의 리베로)’라는 별명을 붙이며 박수를 보냈다.
임명옥은 “적지 않은 나이에도 코트를 누빌 수 있어 영광이다. 그동안 많은 상을 받았지만, 내게는 V리그 20주년 역대 베스트7 여자부 리베로 부문 수상이 가장 뜻깊다”며 “세는 나이로 40대가 되니 이제 마지막이 보인다. 그러나 비시즌을 잘 보내 새 시즌에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임명옥’이 되겠다는 생각뿐이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임명옥은 KT&G(현 정관장) 시절 2007~2008시즌 리베로로 전향한 이래로 늘 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애초 그는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였지만, 당시 어깨 부상을 입은 탓에 박삼용 감독(현 국군체육부대 감독)의 권유로 리베로 유니폼을 입었다. 임명옥은 “리베로는 공격할 수 없고, 후위에만 머물러야 해 날개 공격수들은 리베로 전향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나는 내가 잘하는 수비에만 집중할 수 있어 리베로 전향을 반겼다”고 돌아봤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배구를 향한 열정은 여전하다. 임명옥은 코트에 서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지만, 패배를 누구보다도 싫어한다. 임명옥은 “배구를 향한 열정과 패배를 싫어하는 마음이 균형을 이룬 덕분에 롱런할 수 있었다. 그동안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을 때도 배구를 열정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을 고려해 팀을 선택한 덕분에 행복하게 코트에 설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가장 좋아하는 문구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다. 이번 시즌 초반 리시브가 흔들리며 자책감이 컸을 때도 이 문구를 읽으며 마음을 다잡은 덕분에 무너지지 않았다. 은퇴를 바라볼 나이지만, 몸이 허락하는 한 끝까지 코트를 누빌 계획이다.
임명옥은 “프로선수라면 칭찬에 만족하지 않고, 그 이상의 좋은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 늘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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