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5회 롯데 오픈에서 데뷔 4년 만에 첫 승을 거둔 박혜준(오른쪽)이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으로부터 롯데월드타워를 형상화한 챔피언 트로피를 전달받은 뒤 기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 롯데
1타 차 불안한 선두로 출발한 4라운드. 생애 첫 우승을 노리는 박혜준(22·두산건설)은 2번(파4) 홀에서 아쉽게 버디를 놓쳤지만 1번(파4) 홀과 3번(파3) 홀에서 파온에 실패하고도 각각 3.8m, 3.2m 파 퍼트를 성공시켜 타수를 잃지 않았다.
초반 위기에서 벗어나자 거침이 없었다. 4번~5번(이상 파4) 홀 연속 버디를 잡고 같은 챔피언조 2위 노승희(24)가 5개 홀에서 2타를 잃으면서 순식간에 5타 차로 도망갔다. 4개 홀 연속 파로 전반을 합계 17언더파로 마쳤을 때, 2위는 이다연(28)으로 얼굴이 바뀌었지만 타수 차는 여전히 5타 차 그대로였다.
위기도 있었다. 버디 퍼트가 떨어지지 않으며 계속 파만 적어내다 16번(파4) 홀에서 첫 보기를 범해 공동 2위 그룹에 2타 차로 쫓겼다. 하지만 첫 우승을 향한 간절함은 마지막 410m 짧은 18번(파5) 홀에서 안정적인 버디로 연결됐고, 같은 홀에서 이글을 잡은 노승희를 1타 차로 따돌린 뒤 오른 손을 번쩍 치켜들고 첫 우승을 자축했다.
박혜준이 73번째 대회에서 마침내 데뷔 첫 승 감격을 누렸다. 6일 인천 서구에 있는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 미국·오스트랄아시아 코스(파72)에서 열린 제15회 롯데 오픈(총상금 12억 원) 4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1개로 2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해 우승상금 2억1600만 원을 품에 안았다.
2022년 정규 투어에 데뷔한 박혜준은 첫 해 상금랭킹 71위에 그쳐 시드를 잃은 뒤 절치부심했고, 투어에 복귀한 지난해 4월 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과 8월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두 번의 준우승을 차지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투어 4년 차를 맞은 올해 출발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지난주 맥콜·모나 용평 오픈에서 공동 7위로 시즌 첫 톱10을 신고한 뒤 기세를 이어 데뷔 첫 승에 입맞춤했다.

박혜준이 제15회 롯데 오픈 최종라운드 1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KLPGA
177㎝의 장신을 앞세워 호쾌한 스윙을 자랑하는 박혜준은 “첫 우승을 거둬 너무 행복하다”며 환한 미소를 지은 뒤 “이전 세 번의 챔피언조 때와 달리 단독 1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것은 처음이었다. 앞만 보고 가면 돼 오히려 부담감은 느끼지 않았다. 재미있게 치기 위해 노력했다”며 말했다. “올해 목표를 2승으로 잡았으니, 이제 다음 우승을 기다리면서 차분히 경기에 임하겠다”고 곁들였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호주로 건너가 19세 때 돌아온 ‘호주 유학파’ 출신인 그는 이번 우승으로 올 10월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출전권도 획득했다. 박혜준은 “이번에는 경험을 해본다는 생각으로 나가겠다”면서도 “언젠가 LPGA 투어에 진출해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덧붙였다.
합계 16언더파 단독 2위 노승희에 이어 이다연과 배소현이 15언더파 공동 3위에 올랐고 방신실(21)과 이동은(21), 유현조(20), 서교림(19)이 11언더파 공동 5위로 그 뒤를 이었다. 후원사 주최 대회를 맞아 모처럼 국내 팬들 앞에 선 김효주(30)와 최혜진(26)은 똑같이 8언더파 공동 18위로 대회를 마쳤다.
인천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인천|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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