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현수는 PS 통산 103경기에 나섰지만, 여전히 가을야구는 쉽지 않은 무대다.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은 것만 입단 초와 다르다. 김현수가 27일 잠실구장서 열린 한화와 KS 1차전 6회말 안타를 쳐낸 뒤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LG 김현수는 PS 통산 103경기에 나섰지만, 여전히 가을야구는 쉽지 않은 무대다.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은 것만 입단 초와 다르다. 김현수가 27일 잠실구장서 열린 한화와 KS 1차전 6회말 안타를 쳐낸 뒤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LG 트윈스 김현수(38)는 ‘가을야구 장인’으로 통한다. 와일드카드(WC) 결정전 2경기,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36경기, PO(5전3선승제) 35경기,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30경기 등 포스트시즌(PS)에만 통산 103경기에 출전했다. PS서 소화한 총 타석(434타석)은 단일 정규시즌(팀당 144경기)과 비교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2015년 두산 베어스, 2023년 LG에선 KS 우승을 맛봤다. 올해 한화 이글스와 KS 1, 2차전서도 8타석에서 5타수 2안타 2타점, 출루율 0.625의 활약을 펼쳤다.

워낙 경험이 풍부하다 보니 PS 경기에 나서는 압박감이 상대적으로 덜할 수 있다. 그러나 2007년 1군에 첫발을 내디뎠던 19년차 베테랑에게도 1승에 따라 시리즈의 판도가 달라지는 가을야구는 여전히 어려운 과제다.김현수는 “가을야구에서 100경기 넘게 뛰어도 여전히 떨린다”며 “(1차전이 끝나고는) 9시 반에 누웠는데, 12시까지 2시간 30분 동안 뒤척였다”고 말했다.

데뷔 초에는 가을에 약하다는 이미지를 지우지 못했다. 5경기서 21타수 1안타(타율 0.048)로 크게 부진했던 2008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KS가 대표적이다. 특히 0-2로 뒤진 5차전 9회말 1사 만루서 투수~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친 뒤 환호하는 SK 선수단 뒤에서 눈물을 삼켰던 장면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김현수는 “어렸을 때는 무조건 내가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민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다. 4번 타석에 들어서면 4번 다 살아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무조건 안타만 노리는 게 아니라 공을 하나라도 더 보면서 끈질기게 승부하고, 어떻게든 살아 나가려고 한다. 야구가 정말 쉽지 않고, 한 번의 기회가 왔을 때 잘 살리면 된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가을야구를 함께했던, 또 함께하고 있는 이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은 김현수다. 그는 “좋은 선배들을 만난 덕분에 어릴 때부터 PS 무대를 밟을 수 있었고, 지금은 좋은 후배들을 만나서 버스를 잘 탔다”고 웃으며 말했다. 베테랑의 여유가 느껴졌다.

LG 김현수(왼쪽)는 PS 통산 103경기에 나섰지만, 여전히 가을야구는 쉽지 않은 무대다.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은 것만 입단 초와 다르다. 김현수가 28일 잠실구장서 열린 한화와 KS 2차전 4회말 볼넷으로 출루한 뒤 덕아웃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LG 김현수(왼쪽)는 PS 통산 103경기에 나섰지만, 여전히 가을야구는 쉽지 않은 무대다.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은 것만 입단 초와 다르다. 김현수가 28일 잠실구장서 열린 한화와 KS 2차전 4회말 볼넷으로 출루한 뒤 덕아웃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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