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를 만드는 ‘빅리거’ 라일 포스터, 탄탄한 조직력 …베일 벗은 ‘미지의 팀’ 남아공, 매섭지 않아도 방심 금물→홍명보호 ‘현미경 분석’ 본격화

남아공 라일 포스터(가운데)가 23일 모로코 마라케시 스타디움서 열린 앙골라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조별리그 1차전서 후반 결승골을 뽑은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마라케시(모로코)｜AP뉴시스

남아공 선수들이 23일 모로코 마라케시 스타디움서 열린 앙골라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조별리그 1차전서 득점 직후 서로를 안고 기뻐하고 있다. 마라케시(모로코)｜AP뉴시스

‘홍명보호’와 2026북중미월드컵에서 경쟁할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이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였다. 차이를 만들어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공격수와 탄탄한 팀 조직을 갖춘 것으로 파악됐다.

남아공은 23일(한국시간) 모로코 마라케시 스타디움서 열린 2026아프리카네이션스컵(AFCON) 조별리그 B조 1차전서 앙골라를 2-1로 꺾었다.1996년 이후 30년만에 대륙 정상을 바라보는 남아공은 이집트, 앙골라, 짐바브웨와 같은조에 묶였는데, 첫 경기를 잡으면서 조 2위까지 주어질 16강 진출에 다가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1위의 남아공은 월드컵 조별리그 A조에서 만날 한국이 반드시 넘어서야 할 상대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서 유럽 플레이오프 승자(덴마크·체코·아일랜드·북마케도니아)와 개최국 멕시코를 상대한 뒤 남아공을 만난다.

국제대회 성적과 객관적 전력 등을 두루 고려했을 때 한국의 가장 확실한 ‘1승 상대’로 꼽히지만 역대 A매치에서 한 번도 만나지 않은 ‘미지의 팀’이란 점에서 부담스러웠다. 대한축구협회(KFA)는 홍명보 대표팀 감독과 논의해 모로코 현지에 분석관을 파견해 남아공 전력을 탐색 중이다. 일단 이집트(27일), 짐바브웨전(30일)까지 관전이 예정됐으나 상황에 따라선 조별리그 이후까지도 살필 가능성이 있다.

4-2-3-1 포메이션을 구축한 남아공의 ‘경계대상 1호’는 최전방 스트라이커 라일 포스터(번리)다. 빅리거답게 팽팽하고 치열한 경기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자원으로 앙골라전서 전반 21분 왼쪽 윙어 오스윈 아폴리스(올랜도 파이어리츠)의 선제골을 도운데 이어 1-1로 맞선 후반 34분 묵직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A매치 9골을 넣은 포스터는 2025~2026시즌 EPL에서 2골을 기록 중이고 아폴리스는 2023년 A매치에 데뷔해 5골을 넣은 주축이다.

조직력도 탄탄했다. 선발 명단에 포스터 등 해외파 5명과 자국 리거 6명이 올랐는데 이 중 마멜로디 선다운스 소속이 4명, 올랜도 파이어리츠 소속이 2명이었다. 꾸준히 호흡해 서로를 잘 아는 이들은 아주 날카롭거나 매섭지는 않아도 끈끈하고 간결하게 움직이며 경기를 풀어갔다. 나름의 정돈된 패턴이 있었다. “유럽 리거 몇몇이 빠졌으나 포메이션과 주요 플레이 스타일을 파악해야 한다”던 홍 감독에게는 상당한 힌트가 됐다.

벨기에 출신 위고 브로스 감독의 용병술도 눈여겨봐야 한다. 1-0 리드 상황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등 전반전이 만족스럽지 않자 남아공 벤치는 후반전 시작과 함께 체팡 모레미(올랜도 파이어리츠)를 조커로 투입해 흐름을 바꿨다. 후반 8분 득점이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취소됐으나 포스터의 결승골을 도와 팀 승리에 일조했다. 브로스 감독도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골 취소는 아쉬워도 모레미의 투입으로 팀에 탄력이 생겼다. 상대에 큰 압박을 가할 수 있었다”고 만족해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