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경북고 시절엔 촉망받던 왼손투수… “역전포 쾌감에 타자 전향”
1992년 9월 19일 서울 동대문야구장. 제46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준결승에서 배명고와 경북고가 만났다.
▲ 경북고서 투수로 활약하던 이승엽. [사진제공=동아일보]0-1로 뒤진 2회 무사 1, 2루 경북고의 깡마른 고교 1년생 6번타자가 호쾌한 역전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그의 첫 전국대회 홈런이었다. 그는 선발투수로도 6회까지 배명고 강타선을 2점으로 막았다.
경북고는 배명고 이경필(현 두산)에게 2점 홈런을 맞고 실책까지 범하면서 6-8로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경북고 6번타자는 훗날 아시아 홈런왕으로 우뚝 선다. 바로 이승엽(32·요미우리)이 그 주인공.
이승엽은 경북고 재학 시절 촉망받는 왼손 투수였다. 고교 입학 당시 다른 고교에서 이례적으로 거액의 스카우트 비용을 제시했을 정도. 하지만 그는 야구 명문 경북고를 선택했다.
“고교 때 타자에는 관심이 없었어요. 성준(현 롯데 코치) 송진우 구대성(이상 한화) 선배 같은 최고의 왼손투수가 되고 싶었죠.”
이승엽은 경북고 2학년 때부터 주전 투수 겸 3번타자로 활약했다. 전국대회 우승은 못했지만 투타에서 재능을 인정받았다.
프로야구 삼성에 입단한 이승엽은 프로 첫 해인 1995년 타자로 전향해 13홈런에 타율 0.285, 73타점을 올렸고 2003년에는 56홈런으로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황금사자기대회에서 첫 홈런을 날린 기억은 지금도 생생해요. 그날의 홈런 한 방이 오늘의 저를 있게 한 셈이죠.”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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