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2경기? 벌써 5~6경기 수준…올해 류현진에게는 시간이 적다

입력 2020-08-02 17: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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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은 기본적으로 초반의 호성적을 바탕으로 시즌 성적을 만들어가는 유형의 선수다. 그렇기 때문에 2020시즌 첫 두 경기의 부진은 심상치 않게 다가온다. 특히 올해가 60경기 초단기 시즌임을 감안하면 ‘단지 2경기’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문제는 잘 던지고 패한 게 아닌 스스로 무너졌다는 점이다. ‘괴물’의 반등이 절실하다.

류현진은 올 시즌 첫 두 경기 합쳐 9이닝 13안타 2홈런 9삼진 4볼넷 8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ERA)은 8.00. 25일 탬파베이 레이스전 4.2이닝 3실점 투구로 불안을 노출했는데 31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는 4.1이닝 5실점으로 더욱 나빴다. 수비 도움을 못 받거나 운이 나쁜 게 아닌, 류현진의 구위가 문제였다. 특히 워싱턴전에는 속구를 12개만 던졌다. 평균구속이 88.9마일(약 143㎞)에 머물렀기 때문에 자주 던지기 어려웠고, 주무기의 위력이 반감돼 체인지업으로만 5안타를 허용했다.

낯선 출발이다. 류현진은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2013년 첫 2경기에서 1승1패, ERA 2.13으로 좋았으며 2014년에는 1승무패 ERA 0.00으로 극강이었다. 2015년부터 2년간 부상 여파로 1경기 등판에 그쳤다. 복귀 시즌인 2017년 첫 2경기에선 9.1이닝을 던지며 ERA 5.79로 고전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더 나쁜 초반 페이스다. 2018년과 지난해에는 첫 2경기서 ERA 2점대로 준수했다.

스스로도 아쉬움을 느꼈다. 류현진은 워싱턴전 이후 “구속이 안 나와 변화구 위주로 승부했는데 타이밍을 뺏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우려하지 않는다. 날카로운 모습은 아니었지만 지난해 최고 투수였기 때문에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여전한 신뢰를 보냈다.

사령탑의 믿음에도 현실은 다급하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7월 24일에야 개막했다. 팀당 60경기 체제기 때문에 30개 구단 모두 초반부터 전력질주를 선언했다. 토론토 역시 마찬가지인데 구단 역대 투수 최고액(4년 8000만 달러·약 929억 원)을 주고 데려온 에이스가 나선 2경기에서 승수 쌓기에 실패해 2일까지 3승4패에 머물렀다. 60경기에서의 2경기는 162경기 체제에서 5.4경기만큼의 비중이다. 바꿔 말하면 첫 한 달을 고전하며 보낸 것과 비슷한 여파가 남는다는 의미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즌이 거듭 밀리며 몸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토론토가 에이스에게 거는 기대는 이러한 이유 위에 있다. 대형 계약의 첫해에 첫 단추는 잘못 끼워졌지만 류현진은 언제나처럼 이를 이겨낼 준비를 하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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