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이대성(왼쪽), SK 최준용. 스포츠동아DB
고양 오리온 에이스 이대성(32·190㎝)은 13일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와 6강 플레이오프(PO·5전3승제)를 3연승으로 마친 뒤 서울 SK와 4강 PO(5전3승제)에서도 승리를 장담했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쥔 절친한 후배 최준용(28·200㎝·SK)과 맞대결이 성사된 것을 반기면서 반드시 이겨내겠다고 밝혔다.
팀은 다르지만 이대성과 최준용, 라건아(전주 KCC)는 각별한 사이다. 정규리그 도중에도 팀 일정이 없으면 직접 경기장을 방문해 서로를 응원하고, 여가시간을 함께 보내며 우정을 쌓아왔다.
이대성은 “(최)준용이와 승부가 성사된 게 너무 기분 좋다”는 이대성은 “준용이가 지난해 이맘때 마음고생이 심했다. 함께 산책하며 많은 시간을 가졌다. 내색은 안 했지만 나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랬던 준용이가 이번 시즌 실력과 퍼포먼스까지 최고가 됐다. 그런 동생이 자랑스럽다”면서도 “이제는 그 선수를 잡아야 한다. 그래야 오리온이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
사실 MVP 수상은 이대성이 먼저였다. 그는 현대모비스 시절이던 2018~2019시즌 팀을 챔피언에 올려놓고 PO MVP로 등극했다. 최준용이 이번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PO에서 주축선수로 팀을 우승시킨 적은 없다. 이 때문에 둘의 맞대결 성사가 더 주목받는다.
오리온 이대성. 스포츠동아DB
정규리그에서 평균 17.0점으로 국내선수 득점 1위에 오른 이대성은 6강 PO에서도 쾌조의 흐름을 이어갔다. 6강 PO 1차전에선 9점에 그쳤지만 2차전에서 25점, 3차전에서 22점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2·3차전에선 3·4쿼터에 득점을 몰아쳐 오리온이 현대모비스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이번 6강 PO 3경기에서 평균 18.7점으로 큰 경기에 강한 스타임을 입증했다.
이대성은 “6강 1차전에서 내가 부진하자 많은 얘기가 나왔다. 사실 1차전에선 경기 내내 슛 밸런스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2차전부터 나아졌다. 슛만큼은 자신 있다”며 4강 PO에서도 선전을 약속했다.
리더답게 팀의 상승세에 대해서도 빼놓지 않고 언급했다. 이대성은 “정규리그 막판 원주 DB와 백투백 맞대결이 사실 어려운 경기였다. 2경기를 모두 승리하면서 팀이 많이 좋아졌다. 특히 머피 할로웨이가 중심을 찾아주면서 전체가 살아났다”며 “그 때의 좋은 흐름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4강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쳐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