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왼쪽), 전성현. 사진 | KBL, 스포츠동아DB
포지션별로 봤을 때 독보적 선수들이 존재한다. 이승현과 전성현이다. 이승현은 이번 FA 시장에서 몇 안 되는 포스트 자원이다. 키가 아주 크진 않지만 외국인선수 수비까지 해낼 능력을 갖춘 데다, 외곽슛도 일품이다. 하지만 이승현을 바라보는 팀은 많지 않다. 몸값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FA 시장에서 늘 ‘큰 손’ 역할을 해온 전주 KCC가 적극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고양 오리온을 인수하는 데이원자산운용도 잔류시킬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성현도 눈여겨봐야 한다. 경기당 3개 이상의 3점포를 가동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슈터가 국내에는 그리 많지 않다. 전성현을 영입하는 팀은 단번에 평균 20점 이상을 책임져줄 득점원을 보유하게 된다. 2021~2022시즌 정규리그뿐 아니라 플레이오프(PO)를 치르면서 몸값이 수직 상승했다는 시장의 분석이다. 이승현과 전성현을 잡는 타 구단은 보상까지 신경 써야 하는 만큼 어느 정도 지출은 불가피하다.
이번 시장에 다수의 가드들이 나왔다는 점도 흥미롭다. 김선형을 필두로 이정현, 허웅, 두경민 등이다. 김선형은 서울 SK 색깔이 강한 선수다. 34세에도 여전히 공격능력만큼은 최고다. PO 최우수선수(MVP)도 거머쥐었다. SK 잔류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김선형은 협상에서 양보할 의사가 없다. 자존심을 세우고 싶어 한다.
만 35세의 이정현은 보상이 없어 인기가 높은 FA다. 일찌감치 한 구단과 협상을 진행했다는 소문이 돈다. 원 소속팀 KCC도 잡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허웅의 영입은 원 소속구단 원주 DB와 아버지가 책임자를 맡을 데이원자산운용의 싸움이 될 듯하다. KBL 최고인기선수인 그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두경민은 잔류보다는 이적에 무게가 실린다. 가드 자원이 부족한 팀들이 뛰어들 수 있다. 문제는 보상과 몸값이다.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경력도 지니고 있지만, 지난 시즌에는 부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