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뜨지 않는 ‘과감한 초보’ 조상현 감독 “지금도 과정일 뿐, 안주하지 않겠다”

입력 2023-01-11 13: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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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프로농구‘ SK와 LG 경기에서 LG 조상현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프로농구‘ SK와 LG 경기에서 LG 조상현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창원 LG는 2019~2020시즌부터 2021~2022시즌까지 3시즌 연속 플레이오프(PO) 무대를 밟지 못했다. 좀더 범위를 넓히면, 2015~2016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7시즌 동안 한 차례 PO 진출이 전부다. 그러다 보니 중하위권 팀이란 이미지가 굳어졌다.


지난해 4월 조상현 감독(47)을 선임하며 새롭게 출발했지만, 올 시즌 전망도 그리 밝진 않았다. 7위(24승30패)로 마친 지난 시즌과 비교해 전력의 변화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경험을 지니고 있지만, 팀당 54경기 체제의 장기 레이스를 치르는 것은 처음이라 조 감독에게도 물음표가 붙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조 감독은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켰다. LG는 올 시즌 정규리그 1라운드를 4승4패로 마친 뒤 2라운드부터 13승8패로 순항하며 전반기를 2위(17승12패)로 마무리했다. 전반기 팀 평균 득점은 9위(79.24점)에 불과하고, 득점 랭킹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선수도 없다. 그러나 강력한 수비를 앞세워 ‘이기는 농구’를 펼쳤다. 최소실점(76.03점)을 기록한 탄탄한 수비가 빛났다. 특히 리그에서 가장 낮은 18.75점의 4쿼터 평균 실점은 달라진 뒷심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조 감독은 선수들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도왔다. 뛰어난 스피드와 공격력을 지녔지만, 개성이 강한 이관희를 혹독하게 대하며 팀 전술에 녹아들도록 했다. 조 감독도 “주장인 (이)관희에게 혹독하게 대했던 측면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관희 역시 최근의 상승세를 두고 “전부 조 감독님 덕분”이라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1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프로농구‘ SK와 LG 경기에서 LG 조상현 감독이 이관희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프로농구‘ SK와 LG 경기에서 LG 조상현 감독이 이관희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지난 시즌 두각을 나타낸 이승우는 팀의 수비전술을 완벽히 이해할 때까지 D리그를 소화하도록 했고, 정인덕 등 성실하게 훈련하는 선수들에게는 어떻게든 기회를 줬다. 판정에 자주 불만을 나타냈던 외국인선수 아셈 마레이와도 끊임없이 대화하며 ‘팀플레이’를 강조했다. 그렇게 LG는 ‘원팀’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조 감독은 조금도 들뜨지 않은 모습이다. 올스타 휴식기에도 D리그 경기를 직접 관전하며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찾을 계획이다. 좀처럼 만족하지 않는 그의 열정을 엿볼 수 있다. 조 감독은 전반기를 돌아보며 “처음에는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아직도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전반기에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6라운드가 모두 끝났을 때도 같은 평가를 받아야 좋은 결과를 냈다고 말할 수 있다. 안주하지 않고 잘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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