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선형.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김선형이 기록 중인 평균 득점과 어시스트는 모두 ‘커리어 하이’다. 2016~2017시즌의 15.1점·5.6어시스트를 훌쩍 넘어선다. 지난 5시즌 동안 넘기지 못했던 출전시간 30분 이상도 엄청난 수확이다. 말 그대로 SK의 ‘본체’와도 같다.
개인성적뿐 아니라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플레이도 일품이다. 화려한 돌파에 이은 골밑 득점, 상대 빅맨들도 무력화하는 플로터, 정확한 타이밍에 전달하는 패스 등 ‘특급가드’의 면모를 한껏 뽐내고 있다. 전희철 SK 감독 역시 “김선형의 몸 관리와 프로의식은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김선형은 “몸이 좋아진 것보다 농구가 더 재미있어진 게 맞다”며 활짝 웃었다.
데뷔 초에도 김선형의 어시스트 능력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꾸준히 경험을 쌓으며 효과적으로 동료들을 활용하는 방법을 터득했고, 자연스럽게 공격 루트도 넓어졌다. 그는 “웬만한 돌파 득점은 성에 안 찬다. 기대치가 너무 올라갔다”면서도 “ 어시스트는 아직 기대치가 높지 않아서 그런지 꽤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동료들의 특징에 맞춰 세부적 플레이를 연구했고, 한 번 더 소통하고 움직이다 보니 동료들도 내가 언제 패스를 전달하는지 타이밍을 아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워낙 출중한 활약을 펼치는 덕분에 2012~2013시즌 이후 10시즌만의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수상 가능성도 조금씩 언급되고 있다. 꾸준한 활약이 동반되어야 하는 정규리그 MVP를 30대 중반의 나이에 받는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실력은 물론 팀당 54경기 체제의 장기 레이스를 버틸 수 있는 체력까지 증명한 것이기 때문이다. 김선형에게 정규리그 MVP는 또 다른 동기부여다. 그는 “MVP를 주시면 좋을 것 같다. 내가 받고 싶다고 받는 상이 아니다”면서도 “MVP 얘기가 나오면 나올수록 그에 걸맞은 공격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커진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