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전희철 감독. 스포츠동아DB
사실 많은 이들이 이번 챔프전에선 KGC의 우세를 점쳤다. KGC는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뒤 4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4경기만 치르고 챔프전에 올랐다. 주력선수들 중 부상 등으로 이탈한 자원은 1명도 없다. 반면 SK는 6강부터 PO를 시작해 챔프전 이전에 6경기를 소화했다. 핵심 멤버이자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인 최준용은 부상 회복에 실패해 챔프전 출전이 불발됐다. 가용자원도 KGC보다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다수의 전문가들이 KGC의 절대 우세를 점쳤다.
그러나 SK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1차전을 잡았다. 전 감독의 말처럼 SK는 4쿼터 중반까지 시소게임을 펼쳤다. 4쿼터 중반 2점차로 앞선 상황에서 원투펀치 김선형-자밀 워니의 분전으로 KGC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77-69로 1차전을 손에 넣었다. 강력한 뒷심을 발휘하며 ‘봄농구’ 7연승을 내달렸다.
SK는 정규리그 5라운드부터 자주 역전승을 거두는 등 승부처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승부처로 접어드는 순간 선수들의 집중력과 경기력이 이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진다. 이는 기록으로도 입증된다.
SK가 6강 PO부터 7연승을 거두는 과정을 살펴보면 매 경기 4쿼터 SK 선수들의 필드골 성공률이 뛰어나다. 허일영이 61.9%로 4쿼터 필드골 성공률 1위다. 허일영의 4쿼터 3점슛 성공률은 무려 70%에 달한다. 워니, 김선형, 최성원 등 주전들은 필드골 성공률 50%를 기록하고 있다. 주력선수들 가운데 4쿼터 슛 성공률이 가장 떨어지는 이는 최부경인데, 그 역시 47.1%로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SK가 김선형-워니를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가지만, 이들의 패스를 받은 다른 선수들도 높은 집중력으로 필드골 성공률을 높여 팀의 연승행진에 힘을 보태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