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SK와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경기에서 88-75로 승리한 한국가스공사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그러나 3라운드부터는 9승7패로 선전하며 시즌 전체 득점(81.4점)-실점(84.3점)의 마진을 -2.9까지 줄였다. 특히 4라운드 6경기에선 5승1패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는데, 다른 팀 사령탑들은 180도 달라진 가스공사를 만나 상당히 애를 먹고 있다. 22일 안방에서 가스공사에 일격을 당한 SK 전희철 감독은 “가스공사의 팀 에너지 레벨이 굉장히 좋아졌더라. 선수들에게도 ‘스타일의 변화를 인지하고 경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고 밝혔다.
악재도 있었다. 연승으로 분위기가 살아나는가 싶던 와중에 가드 김낙현이 무릎, 포워드 이대헌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다. 이들은 팀의 확실한 베스트5다. 특히 2라운드까지 최악으로 치달았던 팀 분위기를 김낙현의 국군체육부대(상무) 전역 이후 바꿀 수 있었던 까닭에 그의 부상 이탈은 치명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4라운드 6경기에서 평균 30.7점을 뽑는 등 득점력이 절정에 이른 앤드류 니콜슨의 활약, 차바위를 앞세운 강력한 수비, 신승민과 신주영 등 젊은 포워드들의 왕성한 활동량 덕분에 상승세를 지키고 있다. 김낙현과 이대헌이 돌아올 2월 초까지 지금의 흐름을 유지한다면, 막판 플레이오프(PO) 경쟁에 ‘태풍의 눈’으로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강혁 가스공사 감독대행은 “매 경기 90점씩 내주는 등 다소 어수선했던 수비 응집력이 좋아졌다”며 “당장 PO를 신경 쓰기보다는 팀의 변화가 보였으면 한다. 하던 대로 하다가 기회가 오면 도전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골밑의 기둥인 니콜슨은 “감독님이 위치 선정과 움직임 등 내 장점이 효율적으로 녹아들 수 있는 세밀한 전술들을 만들어준 덕분”이라며 “선수들의 자신감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 매 경기 잘 치르다 보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강산 스포츠동아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