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KBL
81-82로 뒤진 가스공사가 마지막 공격에 나섰다. 샘조세프 벨란겔이 골밑에서 플로터를 던졌다. 블로킹하려던 소노 외국인선수 치나누 오누아쿠는 공중에서 내려오다 벨란겔과 접촉이 있었다. 둘의 몸이 겹쳤고, 코트 위에 쓰러졌다. 벨란겔이 오누아쿠에게 깔렸고, 정강이를 잡고 통증을 호소했다. 슛은 불발됐고, 경기는 종료됐다. 그 직후 가스공사 코칭스태프와 관계자들이 코트로 모여들었다. 가스공사 코칭스태프는 판정에 불만을 제기했다. 코트는 어수선해졌고, 잠시 후 정리됐지만 이후 계속 파열음이 난다.
KBL은 경기 후 곧바로 퇴장하지 않고 항의한 가스공사 코칭스태프에 대한 재정위원회 회부를 검토하고 있다.
그런데 이 상황에 또 하나의 숨은 장면이 있었다. 경기를 관장한 심판 중 한 명이 가스공사 코칭스태프에게 반말을 했다. “야 OOO. OOO. 그만해”라고 이름을 부르며 명령조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문제가 있으면 심판설명회를 요청하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가스공사 코칭스태프뿐 아니라 구단 직원도 들었다.
심판과 코칭스태프는 상호존중을 해야 하는 사이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고 해도 경기장에선 존댓말 사용이 기본이다. 부적절한 언행이었다.
사실 이런 일은 만연해있다. 프로 지도자들이 경기 도중 심판에게 반말을 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다른 사례들 또한 많다. 선수 출신 한 프로구단 관계자는 최근 한 해설위원회에게 전화해 중계방송 도중 언급한 내용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의견이 다를 수 있는 사안이었으나, 반말을 섞어 시쳇말로 ‘지적질’을 했다. 최근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한 프로 출신 지도자는 자신의 아들이 소속된 학교 지도자에게 전화를 걸어 욕설과 반말을 섞어 말한 사실이 공개돼 체면을 구겼다.
KBL 심판이 가스공사 코칭스태프에게 한 언행은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 운동으로 맺어진 선후배 관계지만, 선수생활을 마치고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업무적으로 재회한다면 그 위치에 걸맞게 존중해줘야 한다. 사고의 기본 틀을 바꿔야 한다.
최용석 스포츠동아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