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번의 눈물 박지수, 에이스와 리더의 무게를 견뎌라!

입력 2024-03-31 15: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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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사진 오른쪽). 스포츠동아DB

청주 KB스타즈 박지수(26)는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5전3선승제) 4경기에서 평균 24.0점·17.3리바운드·2.0어시스트·1.3블로킹·0.3스틸로 팀의 통합우승을 위해 전력을 쏟았다. 우리은행의 집중견제에도 불구하고 팀의 에이스다운 역량을 한껏 발휘했다. 하지만 KB스타즈의 역대 3번째 통합우승을 이끌진 못했다. 30일 4차전을 마친 뒤 눈물 속에 코트를 빠져나갔다.

박지수는 우리은행 선수들도 인정하는 WKBL의 독보적 존재다. 194㎝의 큰 키에 기술적 완성도까지 갖췄다. 그를 막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은행도 이번 챔피언 결정전에서 더블 팀 또는 트리플 팀 수비까지 꺼내들고 집중적으로 달려들었지만, 박지수는 매 경기 더블(득점)-더블(리바운드)을 작성했다. 26일 2차전에선 37점·20리바운드로 WKBL 역사상 최초로 챔피언 결정전 ‘30-20’을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리더로서 면모에선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충분히 불만을 느낄 법한 심판 판정도, 동료들의 아쉬운 플레이도 나왔는데 이 때 짜증 섞인 반응으로 팀 분위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28일 3차전 때는 벤치를 향해 소리를 치는 장면이 TV 중계방송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히기도 했다.

지난 시즌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낸 박지수이기에 어느 정도 이해해줘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박지수는 KB스타즈의 에이스이자 기둥이다. 그가 흔들리면 동료들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챔피언 결정전처럼 작은 실책 하나로 경기의 흐름이 요동치는 단기전일수록 그의 말이나 행동이 승부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우리은행 김단비(34)가 좋은 사례다. 김단비는 이번 챔피언 결정전 내내 박지수와 거친 몸싸움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정신적으로 이겨내는 모습을 보였다.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다 겪은 김단비와 박지수를 단순 비교할 순 없다. 그러나 박지수가 앞으로 KB스타즈와 WKBL을 대표하고, 한국여자농구를 이끄는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려면 정신적으로도 더 성숙해져야 한다.

아쉬움 속에 시즌을 마친 박지수는 3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다리가 떨어지지 않아 40분의 경기시간이 힘들고 길게만 느껴졌고, 참 많이 넘어지고 일어나기를 반복했다. 응원해주는 팬들의 마음을 저버릴 수 없었다. ‘내가 포기하는 순간 팬들을 놓는 것’이라는 마음 하나로 코트를 지켰다”고 밝혔다. 이어 “시리즈 동안 보여준 나의 부족함을 끊임없이 반성하고 돌아보며 이내 단단해져서 돌아오겠다.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한 뼘 더 성장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박지수를 기대해본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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