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 9번’ 후 우승한 박현경, ‘홀수해 징크스’ 못 깬 이소영

입력 2023-10-29 16: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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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최종라운드 4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는 박현경. 사진제공 | KLPGA

4라운드를 시작할 때 합계 5언더파 공동 1위만 4명(박현경 이다연 배소현 임진희)이었다. 챔피언조가 전반 9개 홀을 마쳤을 때도 6언더파 공동 1위는 4명(박현경 이소영 배소현 이채은2)이나 됐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이었다.

경쟁 선수들이 쉽게 타수를 줄이지 못한 가운데 후반에 접어들며 챔피언조 바로 앞에서 함께 친 박현경과 이소영이 치고 나갔다. 둘은 14번(파3) 홀에서 나란히 버디를 낚으며 7언더파 공동 선두로 마침내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2021년 5월 KLPGA 챔피언십에서 통산 3승을 신고한 뒤 2년 5개월 동안 준우승만 9번 차지하며 우승 갈증이 심한 박현경, 통산 6승을 모두 짝수해에 수확하며 홀수해에는 단 한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한 이소영, 둘 모두 우승 의지가 남달랐다.
박현경이 16번(파5) 홀에서 버디를 낚아 앞서가자 이소영은 17번(파3) 홀에서 1타를 줄여 동타를 만들었고, 둘의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18번(파4) 홀에서 열린 1차 연장에서 이소영이 3.3m 버디 퍼트를 놓쳐 무승부를 기록한 둘의 희비는 마침내 2차 연장에서 갈렸다. 페어웨이에서 친 박현경의 세컨 샷은 그린에 올라갔지만, 페어웨이 벙커에서 친 이소영의 두 번째 샷은 그린 앞 워터해저드에 빠지며 팽팽하던 승부는 박현경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박현경은 파를 적어냈고, 이소영은 더블보기에 그치면서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가 찍혔다.

올해만 3차례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그동안 우승 문턱에서 9번이나 주저앉았던 박현경이 마침내 그토록 고대하던 통산 4승 고지에 올랐다.

박현경은 29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골프클럽 동·서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8억 원)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였다. 4타를 줄인 이소영과 합계 8언더파 동타를 이룬 뒤 2차 연장 끝에 우승상금 1억4400만 원을 품에 안았다.
지난해 8월 대유위니아·MBN여자오픈 연장에서 이소영에게 우승컵을 넘겨줬던 아픔도 씻어낸 박현경은 “3승 이후 2년 반 가까이 우승을 추가하지 못하고 9번이나 준우승을 하면서 ‘내가 기회를 잡지 못하는 선수였나’라는 의심이 들어 힘들었다”고 털어놓으며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최근 샷 감이 좋아 기술적 문제보다는 내 마음을 컨트롤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마음을 다스리려 노력했다”며 “그동안 믿고 응원해주신 분들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황정미가 합계 5언더파 3위에 올랐고, 4타를 줄인 루키 방신실은 4언더파로 순위를 10계단이나 끌어올려 임진희, 이채은2, 배소현 등과 함께 공동 4위 그룹을 형성했다.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였던 이다연은 3타를 잃고 공동 12위로 밀렸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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