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산틸리 감독(왼쪽), KB손해보험 이상열 감독. 스포츠동아DB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잔여경기는 줄어들고, 그만큼 격차를 줄이기도 어려워진다. 이 같은 상황에서 승점 6의 격차가 주는 심리적 안정감은 상당하다. 추격하는 팀이 최소 2경기를 모두 세트스코어 3-0 또는 3-1로 이겨야 따라잡을 수 있는 격차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입장에선 빅매치를 승리로 장식하며 최근 침체된 분위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앞선 5경기에서 1승4패(승점 7)에 그쳤고, 4패는 모두 풀세트 패배였다. 승점을 따냈지만, 체력소모가 상당했다. 외국인선수 없이 임동혁, 정지석, 곽승석 등 국내선수들의 조직력을 앞세워 버티고 있지만, 피로가 누적되면 큰 곤경에 빠질 수 있다.
KB손해보험전 승리가 더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일단 선두 독주체제를 갖춘 뒤 새 외국인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쿠바)의 합류에 따른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스바니는 17일 자가격리가 해제되고, 대한항공의 다음 경기는 22일 OK금융그룹전(안산)이다. 어느 정도 손발을 맞출 시간이 있어 선두 굳히기에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KB손해보험 입장에서도 놓칠 수 없는 한판이다. 최근 2경기에서 승점 1 추가에 그친 아쉬움을 털고 선두 싸움을 이어가야 한다. 경쟁권 팀인 대한항공을 잡는다면 그만큼 여유가 생긴다. 외국인선수 노우모리 케이타를 뒷받침할 김정호의 부상(발가락 염증) 회복 여부에 따라 경기력이 크게 요동칠 수 있어 이상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도 상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올 시즌 대한항공에 2승1패로 우세했다. 1·2라운드 맞대결에서 모두 세트스코어 3-1 승리를 거뒀다. 3라운드에선 2-3으로 패했지만, 맞대결 3경기를 통해 승점 7을 쌓은 데다 에이스 케이타는 대한항공을 상대로 경기당 38.7점을 뽑아내며 55.45%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한 바 있어 자신감이 상당하다. 8일 한국전력전 이후 충분히 쉬었던 만큼 체력도 어느 정도 회복했을 것으로 보인다. 시즌 후반부 선두경쟁의 판도를 가늠할 빅매치의 승자는 어디일까.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