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여행 제1편] 이 모든 블루, 그리스…리까비도스 언덕과 국립고고학박물관

입력 2015-04-16 20: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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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투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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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지구상에 있는 모든 신화와 이야기가 탄생한 곳. 포세이돈과 제우스 그리고 아프로디테와 에로스 또 디오니소스와 헤르메스. 어릴 때부터 들어왔던 그 거대한 이름들은 분명히 신화처럼 내 기억 속에 박제되어 있었다. 잠자고 있던 신화를 깨우는 곳, 그리고 그곳이 세상의 모든 블루를 품고 있는 지중해라면.》


눈의 기억, 리까비도스 언덕
아테네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는 ‘빛의 언덕’이라는 뜻의 리까비도스 언덕으로 가기로 했다. 아테네의 중심지인 신타그마 광장으로 가서 정상까지 걸어서 오르기로 했다. 어디선가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방법이 있다고 들었지만 오르는 동안 커다란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 한 명 만을 만났을 정도로 거리에는 사람들이 없었기에 물어볼 수가 없었다. 눈발은 더욱 거세졌다. 날씨는 안 좋았고 시간도 지난 상태라 사위는 빠르게 어두워져 갔다. 정상에는 작은 예배당이 있었다. 나는 거대한 눈보라를 피해 들어온 것처럼 외투에 묻은 눈들을 털어내고 들어갔다. 구석에서는 조용하게 고해성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어수선한 바깥과는 다른 예배당의 모습은 무언가 세상과는 선을 그은 듯 성스러운 모습이었다. 잠시 후 고해소에서 나온 신부는 신자의 어깨를 다독이며 무언가 위로의 말을 다시 전했다. 따뜻함이라는 단어는 인간의 온기가 보태어졌을 때 비로소 구체화 된다고 생각했다. 밖으로 다시 나왔다. 저 멀리 파르테논 신전에 불이 들어오고 시내 곳곳에 가로등이 켜졌다. 아크로폴리스 그리고 파르테논 신전. 내가 이곳에 온 이유가 멀리서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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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고학박물관
이튿날 제일먼저 향한 곳은 박물관이었다. 1829년 설립되었으며 세계 10대 박물관에 꼽히는 아테네 국립고고학박물관은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헬레니즘, 비잔틴 시대에 이르는 수많은 유물과 조각품 및 미술품을 보관하고 있는 그리스 여행의 필수코스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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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은 100% 진품이라고 하며 내부는 시대별 항목별로 56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가 이곳에 머물던 서너 시간 동안 느꼈던 감정을 한단어로 요약하자면 그것은 몽환, 이었다. 알고 있던 신들이 조각품으로 형상화되어 내 눈앞에서 보여 지는 것은 이제까지 살면서 경험해보지 못한 경이롭고 또 약간 불가사의한 꿈을 꾸는 그런 느낌이었다. 따지고 보면 이런 콜렉션들을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볼 수 있는 곳이 세계에서 몇 곳이나 될까. 창을 던지려고 하는 포세이돈 상과 말을 타는 소년 그리고 아가멤논의 황금이나 프레스코 벽화 같은 작품들은 너무나 역동적이고 섬세해 내 입에서는 찬탄이나 전율 같은, 살면서 드물게 느끼는 감정들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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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동일한 감정을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과 멕시코의 인류사 박물관 그리고 태국의 반치앙 국립박물관에서 느꼈던 적이 있다. 그리스인들은 사소한 접시나 항아리 같은 생활도구에도 극도의 예술혼을 불어넣어 밋밋하고 영혼이 느껴지지 않는 작품들은 하나도 없었던 것 같다. 박물관에 있던 몇 시간동안 나는 그리스의 시간에 그야말로 잠겨있었다. 하늘은 파랗게 열렸고 구름은 하얗게 스며들었다. 아테네의 하늘, 그러니까 지중해식 바다와 맞닿은 그리스식 하늘. 어쩌면 내가 바랐던 것은 이런 풍경일지도 몰랐다.

<동아닷컴>

제공 : 모두투어(www.modetour.com, 1544-5252) / WRITER+PHOTO E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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