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투어 제공
여행이 막바지에 이르는 날까지, 끊임없이 머릿속을 오가던 이름이 ‘프라도 박물관’이었다. 세계 3대 미술관 중 하나, 마드리드 여행 중 반드시 들려야할 곳 1순위라고 얘기할 만큼 마드리드를 대표하는 여행지이지만 사실 나에게는 그리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소문으로 들었던 엄청난 작품들 앞에서 전혀 동하지 않은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기기에 바쁜 내 모습을 떠올리니 취재라는 사명감까지도 그다지 의미 없게 느껴졌다.
하지만 외관이라도 보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 잠시 들르기로 했다. 솔 광장에서 방향을 잡고 큰 길을 따라 걸어 시벨레스 광장과 알칼라 문을 지나니 레티로 공원의 입구에 시선이 닿았다. 프라도 박물관으로 가려던 발걸음은 이미 레티로 공원에 들어서고 있었다. 지도상으로 봤을 때, 차마 그 규모가 짐작이 가지 않던 이 공원의 둘레는 무려 4km에 달한다고 했지만 출입문은 의외로 단출해 보였다. 잠시 걸어 들어가자 공원은 작은 통통배가 한가로이 떠다니는 인공호수로 나를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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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한강에서 노를 저으며 휴일의 망중한을 즐기던 그때를 보는 것 같은 풍경이 낯설지 않아 반갑다. 호수 한 가운데에 우뚝 서있는 알폰소 12세 기마상의 위엄 앞에서 모두가 평화로운 얼굴로 휴식을 만끽하는 모습들. 자유분방하지만 서로에게 불편하지 않은, 보이지 않는 질서가 잘 녹아 있는 것 같은 분위기에 말할 수 없는 편안함이 느껴졌다. 호숫가 주위에서 펼쳐지는 팬터마임은 아이들의 얼굴에 천진난만한 웃음을 선사하기에 충분했고, 벤치와 초록 잔디에는 삼삼오오 모여 앉은 젊은이들의 싱그러움이 더해지고 있었다. 뚜벅뚜벅 걷다가 걸음을 멈추고 잠시 잔디밭에 누웠다. 스페인 소녀들이 숨바꼭질 놀이를 하고 있었다. 너무나 즐거워하는 그녀들의 놀이를 구경하며 한참동안 휴식을 취하던 시간. 그 장면들 속에서 숨어있는 ‘쉼’에 대한 진실을 봤다. ‘마드리드의 허파’라는 닉네임이 무색치 않은 레티로 공원. 왕궁의 정원으로, 왕가의 별장으로 살아왔던 세월이 아깝지 않은 마드리드 최고의 명소 중 하나라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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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레티로 공원 주변 볼거리
프라도 박물관 Museo del Prado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런던의 대영 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미술관으로 일컬어진다. 1819년 개관 이래 왕립 소장품 및 예술박물관의 보관 장소로 이용되어져 왔다. 그림과 조각을 위한 전용 박물관으로 설립된 이곳에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고야, 벨라스께스, 무리요, 리베라, 수르바란 등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박물관에 있는 세 개의 현관문은 고야, 벨라스께스, 무리요의 조각상에 의해 지켜지고 있다
알칼라 문 Puerta de Alcala
레티로공원에서 레티로 역 방향으로 나오면 마드리드의 개선문 알칼라 문이 늠름하게 서있다. 독립광장에 서 있는 이 문은 1778년 까를로스 3세의 개선을 기념하기 위해 유명 건축가 프란시스코 사바티니에 의해 세워진 개선문이다. 문 주위로 차들이 쉴 새 없이 달리고 있지만 횡단보도를 건너 개선문 앞에서 사진을 찍고 가는 사람들을 언제나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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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마드리드 여행 준비하기
-항공권
대한항공이 인천 – 마드리드로 바로 갈 수 있는 직항을 주 3회(월, 수, 금) 운항한다. 마드리드의 바하라스 국제공항은 스페인과 전 세계를 연결하는 주요 관문으로 수많은 국제선과 국내선을 운항한다.
-통화 및 환전
스페인은 유로화(EUR, €)를 사용한다. 보조화폐로 센트(CENT, ¢)를 사용하며 100센트가 1유로이다. 동전은 1센트부터 2센트, 5센트, 10센트, 20센트, 50센트, 1유로, 2유로까지 다양하게 있고 지폐는 5유로부터 10유로, 20유로, 50유로, 100유로 까지 있다.
국내에서 유로화로 환전해가면 도착하자마자 바로 사용할 수 있으며 바하라스 공항 내에도 환전소가 있다. 시내에서는 메트로 역, 은행, 호텔 등에서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자제품 사용
스페인은 우리나라와 같은 220V를 사용한다. 플러그 모양도 같아 한국에서 사용하던 전자 제품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비자
한국과 스페인 양국 간의 협정으로 단순 관광을 위한 방문 시 90일간은 무비자로 체류 가능하다. 그러나 관광 이외의 목적으로 방문하거나 90일 이상 체류할 경우에는 반드시 사전에 주한 스페인 대사관에서 입국 목적에 맞는 비자를 발급 받아야 한다.
-공항에서 시내로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택시, 공항버스, 메트로 그리고 광역 열차인 세르까니아스Carcanias가 있다.
택시 – 공항에서 시내 중심의 솔 역까지는 약 30유로.
공항버스 – 요금은 5유로. 24시간 운영한다. 바하라스 공항의 1번, 2번, 4번 터미널에서 각각 승객을 태운 버스는 오도넬O'Donell, 시벨레스Cibeles, 아또차Atocha 순으로 3번 정차한다. 하지만 심야시간(23시 50분 ~ 새벽 5시 40분)에는 시벨레스 까지만 운행하며 요금은 최대 20유로 지폐까지만 받는다.
메트로 – 터미널4에 메트로 8호선이 출발하는 Aeropuerto 역이 있다. 두 정거장 후에 터미널 1,2,3과 연결되는 역이 별도로 있다. 8호선 종점인 Nuevos Ministerios 역까지 와서 시내로 향하는 노선으로 환승하면 된다.
세르까니아스 – 공항에서 가장 빨리 시내에 갈 수 있는 방법. 하지만 터미널 4에서만 출발하고 운행 횟수가 적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공항버스의 종착지인 아토차역을 지나 프린시페 피오Principe Pio 까지 운행한다. 시내로 들어가는 관문인 아토차역 까지는 26분이 소요된다.
-오렌지 유심
하루 만원에 육박하는 데이터 로밍을 이용하기는 부담스럽지만 와이파이존을 찾아다니기 싫은 여행자들을 위한 최고의 아이템. 스페인 내에서 사용 가능한 선불 유심으로 1기가바이트를 사용할 수 있는 유심을 약 10유로에 구매할 수 있다. 솔 광장에 유심을 살 수 있는 커다란 오렌지 매장이 있다.
제공 : 모두투어(www.modetour.com, 1544-5252), TRAVEL MAGAZINE GO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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